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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참으로 아름다운 섬 대청도. 본문
@참으로 아름다운 섬 대청도.
사람들은 대청도를 백령도 가는 길에 잠시 들러 볼 수 있는 작은 섬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아니다.
그저 슬쩍 곁눈질 정도만으로도 볼 요량이라도 하룻밤 정도는 묵고 이틑날 한번 더 돌아보고 찾아 봐야 할 곳들이 푸짐한,
다양한 볼거리와 꼭 챙겨 올 쏠쏠한 이야기 꺼리가 풍성한, 특별한 섬, 흥미진진한 여행지다.
@옥주포와 모래사막이 보이는쪽 전경
더구나 오후에 섬에 들어 와 설렁설렁 섬의 이름난 곳들만 흩어 본 이들이라면
돌아 갈때는 아쉬움에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을만큼
생각보다 숨겨지고 알려지지 않은 수려한 경관과 소소한 이야기가 가득한 여행지다.
더불어 여행이 지닌 목적성인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담고자 한다면
무조건 하룻밤 정도는 대청도에서 머물기를 권한다.
@대청도 최고 중심가. 버스와 택시 승강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대청도버스를 타면 표지판의 모든 동네를 다 돌 수 있다.
대청도는 인천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여를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절해고도이자,
400여명의 주민이 오손도손 섬을 지키며 일상을 영위하는 작은 섬이다.
하기에 소통이 자유로운 육지로 부터 떨어져 있는 섬이 주는 폐쇄성과 바닷길이 막히면 움직일 수 없는 한정 된 공간성은
육지의 일상적 삶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한다.
덧붙여 대청도는 국토 분단의 고통을 고스란히 품은채
날선 이념 대립의 최전선에서 대한민국 영토보다 북한 땅이 더 가까운,
그래서 정서적 거리감은 더욱 멀게 느껴지는 아릿한 사연을 지닌 섬이지만
특이하게도 가까이 있는 백령도와는 달리 대규모의 군부대는 상주하지 않아
긴장감이나 일반적인 군부대 주둔 지역의 느낌이 없다.
그런 대청도의 분위기의 바로미터라며 우리가 지냈던 숙소의 주인아저씨는
나라를 뒤흔든 연평도 사건을 대청도주민들은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대청도는 지극히 평온하고 평화로운 섬이라 했다.
@버스정류장이자 보건소앞, 배부터 모든 대청도 교통의 요지
하기에 이렇게 특별한 조건의 섬살이를 조상대대로 이어오는 섬사람들이 지키는 대청도가 품은 이야기는
일반적인 섬 과도 차별되는 독특한 사연들이 서리서리 맺힌 곳으로써,
바닷가의 돌 하나 울창한 숲의 나무 한그루부터
백령도와 인천을 오가는 배의 정거장이 되는 선진포선착장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마을 골목길까지
대청도 사람들이 지켜 온 생생하고 진솔한 삶의 내력이 오롯이 지켜지고 있다.
해서 섬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모이는 꼭지점,
바로 대청도의 중심부이자 번화가로
망망대해 바다를 마당 삼아 살아가는 섬의 일상이 가장 집결 된 곳에서
섬사람들의 삶풍경을 더듬어 보기로 했다.
@선착장 입구의 어부상
면사무소와 보건소, 그리고 파출소가 있는 행정, 상권의 중심지인 선진포선착장 일대가 대청도의 다운타운이다.
그래서 이 일대부터 대청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대청로 7번 골목길 끝집까지를 사부작사부작 누비며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잠잠히 들여다 봤다.
그리고 그 속에서 혹여 우리가 잊고 살아가던 추억속 옛고향의 따사로운 인심과
살갑고 정겨움이 가득한 사람의 향기를 담고,
거센 파도와 세찬 바람에 맞서며 격랑의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바다사람들의 강인하고 진솔한 삶의 기운까지 슬그머니 묻혀 온 우리들만의 푸짐했던 여행 보따리를 풀어 보련다.
@대청도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배표는 이곳에서.
화장실도 깨끗히 관리 되어 있고 친절하게 배 시간도 안내해 준다
대청도에서 가장 폼새나는 건물인 보건소부터 파출소와 면사무소 주변 일대가 대청도의 교통요지이자
가장 번화한 다운타운으로 보건소 마당에 버스와 택시정류장이 있으며,
지근거리에 식당과 섬의 유일한 쇼핑센터인 24시간 편의점이 있다.
대다수 식당은 횟집이지만 된장찌개부터 해장국까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조촐하게 차린 밥상도 있다.
그러나 대청도의 자랑할 맛은 뭐니뭐니 해도 거친 물살을 뚫고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자연산 횟감으로 차려내는 상상한 생선회다.
화려한 밑반찬이나 장식 없이 오로지 메인 요리인 두툼하게 썰어 낸 회는 보기보다 만만치 않은 양으로
당일 어획한 제철 어종이니 한접시 맛보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대청도 번화가 야경, 그리고 대청도의 명물 생선회와 홍어 말리기
(이 작은 홍어를 대청도에서는 달리 부르는데 이름이 가물가물)
전날 저녁 푸짐하게 생선회를 즐겼던 식당을 지나 보건소 뒷쪽 대청로7번 골목길을 따라 마실을 나섰다.
한낮이건만 인기척이 없는 골목길에는 옹기종기 담장이 이어진 집들이
언덕의 경사도에 맞쳐 서로를 기댄채 한여름 따가운 볕 아래 나른하고,
간간히 정적을 깨뜨리는 갈매기 울음소리와 일행들의 발자국 소리만이 섬동네에 공명이 되어 흐른다.
@대청로 7번 골목길. 이 골목길을 오르면 대청도 선진포선착장과 답동해수욕장이 한눈에 잡힌다.
대청도를 여행하다 길을 잃거나 잠시의 쉼이 필요하다면 살며시 옷깃을 여밀고 공소와 성당으로 들어서자.
대청도에 깃든 평강을 누구에게라도 한소꿈 나눌 수 있는 공소의 안온함이 눈물겹게 반가우리라.
@7번골목길 끝집에서 바라 본 선진포선착장 일대 전경. 최고의 전망대다
대청도 골목길 끝집 마당에선 대청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집은 부부가 대청도 주변에서 주워 온 돌로 직접 지었다는 멋진 돌집으로
연신 땀을 훔치며 들어서는 일행을 반갑게 맞이 한 아주머니는
전날 인천항에서 대청도 안내를 자청해, 숙소와 차량까지 연결 시켜 준 고마운 분이다.
백령도로 가기전 둘러 봐야 할 곳을 알려주며 시원한 얼음물까지 내어준다.
아주머니 내외의 넉넉한 인심과 최고의 전망을 지닌 대청도의 펜턴 하우스에서
대청도만의 살갑고 따스한 인정을 한아름 담았다.
@대청도는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야 마을로 이동한다.
단돈 1000으로 즐기는 대청도 일주
대청도는 렌트카가 없고 차량을 쾌속선에 싣고 올 수도 없다.
그렇다고 자전거 투어를 하겠노라 허세를 부리기엔 가파른 삼각산이 버티고 있어
어지간한 라이더도 만만치 않은 여행코스다.
더구나 대청도에 며칠씩 장기간 머물 일정이 아니라면 이동시간 절약을 해야 한다.
하기에 이런 막막함을 해결하기 위해 관광 가이드겸 차량을 제공해 주는 펜션이나 민박집등에 편의제공을 요청하지만
시간 대비 비용도 비싸고 자칫 가격 흥정을 하다 여행 기분을 망칠 수도 있어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 않다.
(이 부분 오해가 없길 바란다. 대청도에서 터무니없는 바가지 가격이라서가 아니라
대청도가 가진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물가가 육지보다 비싸다)
@선진포선착장에 도착한 쾌속선과 우리 일행이 지낸 숙소.
미리 숙소를 예약하면 선착장으로 시간 맞춰 마중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아주 즐겁게 대청도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대청도의 이곳저곳, 안가는 곳 없이 데려다 주는 저렴하고 안전한,
그리고 대청도 사람들의 후한 인심과 와그락바그락,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진솔한 섬사람들의 삶의 체취가 가득한
근사한 이동수단, 탈거리가 있다면 대청도여행은 더욱 신나고 멋진 여행 추억이 되지 않을까.
그것도 단돈 1000원이란 저렴한 비용이라면.
@1000원이면 대청도 끝까지 가는 버스와 딱 두대 있다는 택시.
대청도에는 단 한대의 순환버스가 있다.
백령도행 뱃시간을 맞추느라 보건소 주변을 맴돌던 우리들 앞에 무료하게 서 있는 버스 한대.
" 저 버스 운행하는 걸까요? 어딜 가는 버슨가요?"
겨우 400여명 사는 대청도에 있긴 너무 덩치가 커 보인 순환버스는 잠시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청도란 섬 안에서는 안가는 곳 없고, 못가는 곳도 없는
대청도 사람들의 발이고 대청도를 찾아오는 낚시꾼과 여행객들의 최고의 탈거리자 친절한 가이드였다.
훌쩍, 대책없이 올라 탄 대청도 버스는 참으로 곰살 맞다.
보건소에 들러 오시는지 약봉지를 든 할아버지가 버스에 올라 "내 자리야!" 한마디 하자
아저씨는 두말 없이 벌떡 일어나 자리를 내어 드린다.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시며 그 자리가 자신의 전용좌석이라며 양해를 구한다.
지팡이에 의지하고도 불안하기만 한 할아버지의 걸음걸이가 버스 출입문 가장 가까운 곳을 선택할 수 밖에 없어 보였고,
익숙한 풍경인지 운전기사 아저씨는 그모습에 빙그레 웃음만 짓는다.
이어 할머니 네분이 마치 장날 시장을 다녀 온듯 저마다 짐꾸러미를 들고 버스에 오른다.
대청도에도 장이 서는지 궁금해 하며 귀를 쫑긋 세우는데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24시간 편의점에서 시장을 봤다고 장 본 얘기를 나눈다.
"오늘 들어 온 잡곡쌀이래. 이거 넣으면 밥맛이 좋아"
"나는 못 봤는데... 아직 버스 갈 시간 남았지? 그럼 얼른 가서 사 올까?"
"언니는 여기 있어. 내가 얼른 사 올께... 콩나물도 들어 왔는데 그것도 사다 줄까?"
대청도에는 매일 신선한 식품이 배를 타고 들어 오는 24시간 편의점이 유일한 장터가 되고 마트가 되어
섬마을 밥상에 별식을 제공하는 색다른 역활을 하는 것을 알게 됐다.
마트로 심부름을 갔던 동생할머니가 다시 버스에 오르고
심부름 품목이었던 콩나물과 잡곡쌀에 더해 꼬깃한 쌈짓돈을 투자해 사온 알사탕 한봉지를 뜯더니 일일이 나눠 주신다.
버스안 백발의 할머니들은 오물오물 알사탕을 물은채 '형님' '아우' 불러가며
육지로 나간 자식자랑과 살림살이 수다로 난장을 펼친다.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일행, 그리고 중년의 주민 두어분이 승객의 전부인 버스가 서서히 움직이고
그제서야 낯모르는 객지인들에게도 슬며시 눈길을 보내며 넉넉한 웃음으로 말을 건네는 어르신들.
거동 불편한 할아버지의 전용좌석이 있는 대청도버스는 그렇게 다정하고 살가운 풍경을 싣고
알사탕보다 더 달콤한 이야기 꺼리를 풀어가며 고갯길을 넘고 바다옆을 달린다.
@푸른섬 대청도는 이름처럼 산림이 울창하고 가파른 산길로 인해 걷기만의 여행은 시간상 무리
그러나 버스기사 아저씨의 승객(?)에 대한 서비스는 갈 수록 더 감동이다
버스가 터덜터덜 마을마다 골골마다 정류장에 멈출때면
"오늘은 보건소 안나가세요?"
"좀 기다릴까요?"
"다음차 돌때 뵐께요~"
운전대를 잡은 채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아들인양 손자인양
마을어귀의 정류장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말을 건낸다.
그 살갑고 정겹기 그지 없는 풍경에 자꾸 웃음이 머금어지는데
이 버스 기사아저씨는 낯선 여행객들에게도 감동의 서비스를 날린다.
이러저리 옮겨 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우리들의 폼새를 눈여겨 봤던지
갑자기 버스를 정차 시키며 "자 어서 사진 찍고 와요~ " 라며 버스 문을 활짝 열어제친다.
그리고 버스를 세운채 기다려 주는 기사아저씨.
덕분에 어제 어둠이 내리는 즈음이라 제대로 담지 못했던
대청도의 햇살 좋은 한낮 풍경들을 푸지게 담아 올 수 있었고,
이마을 저마을 대청도의 속내를 어지간히 들여다 본,
우리들만의 멋진 경험치를 담을 수 있었던 대청도버스 투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청도의 아름다운 전경속에서 살아가는 대청도 사람들의 따스한 온정과
섬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을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대청도는 손탐이 없는 원시의 모습을 아직은 간직하고 있으며,
섬을 둘러친 고운 모래와 떨어지는 황금햇살이 눈부신 서해 절해고도로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는 일상 탈출 여행의 제격인 장소이다.
올 여름, 섬여행을 꿈꾼다면 청정한 바다와 그윽한 솔향기를 품은 섬,
늘 푸르른 큰섬 대청도로 길을 잡아 보시라.
그리고 꼭 대청도버스 투어를 감행 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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