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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여행가이드[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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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여행가이드[1]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2. 7. 1. 20:58

타이완은 발마사지의 나라다. 타이베이를 비롯한 대도시에선 어디서든 쉽게 발마사지 업소를 찾을 수 있다. 도심 쇼핑가부터 야시장까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선 발마사지 업소가 빠지지 않는다. 건강센터(健康中心), 양생관(養生館)의 간판을 내걸었다면 모두 발마사지 업소로 보면 된다. 가격은 1회(30~40분) 2만~3만 원으로 동남아시아에 비해 꽤 비싼 편이다. 물론 질적인 가치와 만족도 측면에선 비교를 불허한다. 망설임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타이완의 발마사지 프랜차이즈가 베이징, 상하이 등 대륙의 발마사지 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킨 지 이미 오래다.

재춘관(再春館), 자화당(滋和堂) 등 타이베이에는 이름난 발마사지 업소가 즐비하다. 한국과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들 업소의 브로슈어에는 벽안(碧眼)의 유럽인이 등장한다. 타이완 발마사지를 체계화한 스위스 출신의 오약석(吳若石, Josef Eugster) 신부이다.

1970년대 초반 타이완 원주민 선교를 위해 이역만리로 날아온 오 신부는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무릎 관절 통증을 겪게 된다. 그는 이것을 발마사지로 자가 치유한 후 발마사지 전도사가 되었다. 크고 작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신자들을 앉혀놓고 직접 발을 주무르고 어루만졌다. 그렇게 오 신부로부터 ‘사랑의 발마사지’를 받은 이들은 병세가 호전되고 일부는 완치되었다. 이것이 입소문을 타고 TV에 방송되면서 타이완의 정ㆍ재계 인사들까지 오 신부를 찾아 모여들었다. 이후 중의(中醫, 한의사에 해당)들이 발마사지 연구에 뛰어들면서 발마사지는 새로운 대체요법의 하나로 떠올랐다.

대중화 시기는 20세기 후반이지만 사실 발마사지는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다. 중국 고대 의학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족심도(足心道)’로 불리는 치유법이 담겨 있다. 발의 지압점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거두는 방식으로 원리가 발마사지와 동일하다.

발마사지의 원리는 반사요법이다. 발은 인체의 축소판으로 오장육부를 비롯한 거의 모든 기관에 상응하는 반사구가 62개나 위치해 자극을 주면 그 해당 장기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한의학계에서도 인체의 361개의 혈자리, 즉 경혈(經穴) 가운데 20여 개가 발에 있다고 본다. 발에는 또한 임상을 통해 새로 찾아낸 경외기혈(經外奇穴)이 무수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발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족부침’이 한의학과 정규 과목에 편성돼 있다.


고통과 쾌감의 이중주

타이완 발마사지는 족욕으로 시작한다. 뜨거운 약초물에 5~10분 동안 발을 담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이때 허기진 상태나 식사 직후라면 발마사지를 피한다. 본격적인 발마사지는 왼쪽 발부터, 주로 손가락 관절을 이용해 시작한다. 양손으로 발을 감싸듯 잡아 누르고, 문지르고, 두드리고, 매만진다.

타이베이 재춘관의 발마사지는 태국이나 중국의 그것과 달랐다. 상당한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발마사지사는 무릎 아래부터 발바닥까지 어루만진 후 엄지발가락부터 공략했다.

엄지발가락은 뇌, 이마, 코에 해당되는 반사구가 위치해 있다. 다섯 발가락을 지나 간장과 소화기관의 반사구까지는 그런대로 참을 만했다. 사단은 발바닥 안쪽 움푹 파인 곳에서 났다. 방광에 해당되는 자리에 손길이 미치자 오금이 저리고 괴이한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통 속에서 쾌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국어가 유창한 안내인은 “발마사지의 달인들은 발을 한번 만져보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위장병, 편두통, 변비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발마사지의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된 게 아니다. 경혈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 시술하는 게 아니기에 침술과도 차이가 분명하다. 어쩌면 혈액 순환을 도와주고 피로를 풀어주는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한 발마시지 도중 유독 아픈 부위가 있기 마련인데, 상응하는 장기에 질환이 있다기보다 그 장기와 연관된 기(氣) 순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타이완의 발마사지사는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일정 기간 수련 과정을 거쳐야 실전에 나설 수 있다. 지난 7월 초 타이완의 내로라하는 발마사지 사부(師父)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타이완 교통부 관광국이 ‘2008~09 타이완 관광의 해’ 이벤트의 하나로 마련한 ‘천인족건체험(千人足健體驗)’ 행사였다. 한국, 일본, 유럽, 북미 등에서 방문한 관광객 1000명 이상이 타이베이 아레나 체육관에서 40분 동안 발마사지를 받았다. 1000명이 넘는 사부들이 동시에 관광객들의 발을 두드리는 소리가 북소리처럼 체육관 안을 메웠다. 이날 행사는 가장 많은 인원이 동시에 발마사지를 받은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발마사지 이후에는 체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므로 녹차나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고 한다. 300㏄ 이상 충분히 수분을 보충해 노폐물 배출이 용이하도록 만든다. 간혹 졸음이 쏟아지는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옛 황제의 호사를 누렸으니 단잠에 빠진들 무슨 대수겠냐마는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


기후 타이완은 북회귀선이 지나가는 아열대 지역이다. 과일이 풍부하고 일년 내내 꽃이 핀다. 전체 면적은 경상도와 비슷하다. 3000m 이상의 험준한 산맥이 섬의 등뼈를 이루고 있어 주요 도로와 철로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문화 말레이-폴리네시안 계통의 해양 문화와 중국 한족의 대륙 문화가 혼재한다. 명ㆍ청 교체기 이후 푸젠(福建)성, 광둥(廣東)성 등 중국 남부에서 본격적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한족을 본성인(本省人), 1949년 국민당 정부와 함께 해협을 건너온 이들을 외성인(外省人)이라 부른다. 현재 본성인은 전체 인구의 약 80%, 외성인은 약 15%를 차지한다. 수천 년 전부터 타이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원주민들은 현재 11개 부족이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영위한다.

자연 타이완 전역에 국립공원 6곳과 국립경관지역 15곳이 지정돼 있다. 동북쪽 타이루거(太魯閣)에선 수려한 대자연의 신비를, 중서부 아리산(阿里山)에선 삼림열차를 타고 일출과 운해를 감상할 수 있다. 남쪽에는 60㎞의 해안선이 산호초로 이루어진 컨딩(墾丁)국립공원과 아름다운 섬인 진먼(金門)과 펑후(澎湖)가 자리한다. 비자, 시차, 환율, 전압 체류 기간이 30일 이하일 경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시차는 서울보다 1시간 늦다. 화폐단위는 뉴 타이완 달러(NT$)이다. 한자로는 위안(元)으로 표기한다. 7월 중순 기준으로 1위안은 약 36원이다. 전압은 110V, 60Hz이다.

항공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외에 캐세이패시픽, 중화항공, 에바항공 등이 매일 인천-타이베이 정규 노선을 운항한다. 유니항공의 인천-가오슝, 부흥항공의 부산-타이베이/제주-타이베이 노선도 운항된다. 인천-타이베이 노선은 약 2시간 30분 소요된다. 타이완의 관문인 중정국제공항에서 타이베이 시내까지 리무진버스가 운행된다. 약 1시간 소요되며 요금은 NT$110~140이다.

타이베이 현지 교통 타이베이에서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은 MRT이다. 무쨔(木柵), 딴수이(淡水), 신디엔(新店), 반차오(板橋), 난강(南港) 등 타이베이 도심 안팎을 연결하는 6개 노선의 전철이다. 하루 동안 많은 지역을 둘러보려면 MRT와 버스 겸용인 이지카드(Easy Card)를 구입하는 게 좋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타이베이 개별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타이베이 역에서는 고속철도인 가오톄(高鐵)가 타이완 남부 가오슝까지 2시간 이내에 주파한다. 타이완관광진흥청 서울사무소 02-732-2357, www.tourtaiwan.or.kr


가볼 만한 곳

예류(野柳) 바닷물의 침식 작용에 의해 생성된 기묘한 형태의 암석들이 즐비한 해변이다. 사람 머리 모양의 선상암, 촛대석, 생강석, 바둑판석 등 세월이 남긴 흔적에 감탄하다 보면 한나절이 금세 지나간다. 파도와 바람과 비에 의한 풍화 작용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타이베이 MRT 딴수이 역에서 지룽(基隆) 행 버스를 타면 약 1시간 소요된다.

지우펀 1989년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비정성시(悲情城市)’가 촬영되면서 명성을 얻게 된 곳이다. 1920~30년대 아시아 최대의 광석 도시였다. 채광산업이 기울면서 현재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길고 복잡한 골목 길을 따라 양편에 수백 개의 음식점과 기념품점, 찻집이 들어서 있다. 타이완의 거의 모든 토속음식과 간식거리가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석박물관, 민속예술관이 위치해 있다. 교통편은 타이베이 MRT 중샤오푸싱(忠孝復興) 역 1번 출구 앞에서 지우펀 행 버스가 운행된다. 약 1시간 20분 소요된다. 기차를 이용하면 타이베이 역에서 루이팡(瑞芳) 역까지 이동해 지우펀 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약 50분 소요된다.

충렬사(忠烈祠) 국공내전과 항일운동 당시 전사자의 영령을 모신 곳이다. 명나라 양식의 거대한 패루가 인상적이다. 오전 9시부터 매 정시에 진행되는 위병 교대식이 볼만하다.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 장제스(蔣介石) 국민당 정부가 일본 제국주의, 마오쩌둥(毛澤東)의 공산당과 연이어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대륙을 떠돌다 결국 타이완에 정착한 국립박물관이다.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관광 명소이다. 갑골문자가 새겨진 은허의 거북 등껍질부터 청나라 황실의 후궁들이 밤을 지새우며 매만지던 상아 공예품까지 약 75만 점의 유물이 보관, 전시돼 있다. 특히 상나라 때 유물로 고기를 삶아 먹던 커다란 솥인 정(鼎), 배추 이파리 위에 메뚜기가 앉아 있는 모습을 정교하게 표현한 청대의 취옥백채(翠玉白菜) 등이 대표적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 운영된다.

시먼딩(西門町) 타이베이 최초의 보행자 전용 도로로 서울의‘명동+신촌’에 비유된다. 타이베이 젊은 세대들의 쇼핑과 만남의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일제시대 유흥가가 있던 자리에 백화점과 멀티플렉스 극장, 클럽 등이 들어서 있다. 타이베이 101을 중심으로 한 신시가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타이베이의 유행을 선도했다. 현재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신시가지로 옮겨가 중저가 브랜드가 주류를 이룬다. 잡화, 음반, 신발, 액세서리 상점과 간식을 파는 상점이 즐비하며 주말에는 시먼딩 입구 작은 광장에서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간혹 타이완 연예인들이 팬 사인회와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경극과 현대극이 펼쳐지는 타이베이 최초의 극장인 홍로우극장(紅樓劇場)이 지척이다.

츠후(慈湖) 타이베이 남쪽 타오위안(桃園) 현에 자리한 호수로 1975년 사망한 장제스 총통이 영면해 있다. 장제스는 살아생전에 자신의 고향인 저장(浙江)성과 경치가 흡사한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호수를 끼고 산책로를 올라가면 아담한 단층 기와 건물인 묘당에 이른다. 대륙을 호령했던 시대의 풍운아답지 않게 묘당 내부는 매우 작고 소박하다. 검은 대리석 관 앞에 흰 종이로 만든 국화와 십자가만 놓여 있다. ‘츠후’라는 이름은 장제스가 자신의 어머니를 기려 직접 붙였다고 전해진다. 여행자안내소와 함께 장제스, 장징궈(張經國) 부자의 특별 전시실, 기념품점 등이 운영된다. 인근에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시절, 타이완 각지에서 철거된 장제스의 동상 200여 개로 조성된 공원이 위치해 있다.

타이베이 101 타이베이 신의로(信義路)에 위치한 세계 최고 높이(508m)의 빌딩이다. 대나무 마디를 연상시키는 설계와 행운을 뜻하는 열쇠 장식이 인상적이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브랜드숍, 푸드코트, 레스토랑 등이 입주해 있고 빌딩 주위에는 금융기관과 쇼핑센터가 밀집한 신시가지가 형성돼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버즈 두바이 빌딩’이 완공되면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 자리를 넘겨주어야 한다. 전망대는 89~91층에 위치하는데 5층 매표소에서 입장권(400NT$)을 끊고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올라간다. 382m 높이의 89층 실내 전망대까지 37초 만에 오른다. 88층에는 세계 최대 무게(660t)의 풍속 감쇠기가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91층 옥외 전망대에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타이베이의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며, 입장권 판매 및 입장은 오후 9시 15분까지이다.

원산대반점(The Grand Hotel) 1952년 장제스 총통의 부인 쑹메이링(宋美齡)이 세운 호텔이다. 과거 영빈관으로 이용했다. 지금도 국가에서 소유, 운영한다. 거대한 열주들과 대리석 계단, 용 조각과 붉은 카펫으로 꾸며진 웅장한 로비에 들어서면 마치 자금성에 온 듯한 기분이다. 웅장하고 호화롭기 그지없다. 객실 천장 높이가 4m에 달하고 베란다는 아이들이 뛰어놀 만큼 넓다. 투숙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들를 만하다.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딤섬을 맛보는 것도 괜찮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