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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대만 아리산 트레킹 여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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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산은 대만 최고의 일출 명소이자 건강 트레킹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일출을 보기 위해 아리산의 최고봉인 주산(祝山) 정상 부근전망대(해발 2488m)에 모인 여행객들이 동아시아최고봉인 옥산(3952m) 정상 위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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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 한방울 안 흘리고 해발 2500m서 일출 즐기는 법
- 해발 30m에서 2216m까지 72㎞ 달리는 아리산 삼림열차, 놀이기구 타는 듯 아찔함 선사
-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산역'서 30여m 올라가면 일출 포인트
- 2000년 넘은 거목 즐비한 숲, 돌다보면 몸과 마음 충만해져
지리산 한라산 보다 높은 해발 2200m급 산중에서 이른 새벽 협궤열차 규모인 고산열차를 타고 가며 광활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하기.
또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우뚝 솟아 있는 해발 3952m의 동아시아 최고봉 옥산(玉山) 정상 머리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감탄하기.
4000m에 육박하는 산봉우리의 허리를 감싸안고 춤을 추는 '구름의 바다'에 풍덩 빠지고픈 유혹을 애써 억누르며 수령 2300년이 넘은 거목(巨木) 앞에서
끈질긴 생명의 신비로움에 놀라움과 숙연함을 동시에 느껴보기.
물론 이것들은 국내에서는 쉽게 하기 힘든 경험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 이런 특이한 경험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혹시 들어봤을까. 아리산(阿里山)이라는 이름을.
대만의 명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리산은 단일 한 산의 이름이 아니다. 해발 2000~2600m급 산봉우리 18개가 모여있는 전체 산군을 아리산이라고 부른다. 차이니즈 타이페이(Chinese Taipei), 타이완(Taiwan), 중화민국(中華民國) 등으로 불리는 고구마 모양의 섬나라 대만은 전형적인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을 띠고 있다. 아리산은 그중에서도 섬의 동쪽에서 남북으로 뻗어내린 거대한 산맥의 중간 부분에서 서쪽으로 살짝 비켜 서 있는 산군이다. 그리고 트레킹을 즐기며 대만의 광활한 자연을 흠뻑 들이킬 수 있는 생태여행지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대만은 면적이라고 해 봐야 우리의 경상남북도와 제주도를 합친 것과 비슷한 약 3만6000여㎡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다. 그렇지만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옥산을 위시한 해발 3000m 이상 산봉우리만 258개나 보유하고 있어 '동아시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나라다. 수백만년 전 일어난 지각변동과 그 이후로 오랫동안 진행된 화산활동 등으로 인해 이렇게 높은 산봉우리들이 치솟은 것이다.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라고 할 정도다. 따라서 웬만한 2000m급 봉우리들은 산이라고 명함을 내밀기조차 쑥스러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산 만큼은 예외로 인정받는다. 최근 중국 본토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꼽은 것도 바로 대만의 아리산이다.
그렇다면 아리산은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기에 대만 내국인은 물른 중국 본토인들에게까지 이렇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을까.
1000살은 기본, 2000살 쯤은 돼야 그나마 나무행세를 한다는 대만 아리산의 천년 숲. 금방이라도 길 옆에서 '숲의 요정들'이 깔깔거리며 뛰쳐 나올것 같은 신비로운 숲이다. 해발 2300m대에 위치한 이 숲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주종을 이뤄 3시간가량 삼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통상적으로 아리산의 매력은 대략 5가지 정도가 꼽힌다. 일출, 일몰, 운해, 고산열차, 그리고 숲이다. 아리산 삼림유락구라고 불리는 숲에는 수천년 묵은 거목들이 마치 산을 지키는 산신령처럼 빼곡이 들어차있다. 그 속에서 한가로이 걷다보면 말 그대로 영화에나 나올 법하고, 꿈속에서나 봤을 듯한 '신비의 숲'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또한 옛날부터 '대만8경'의 하나로 손꼽혀온 데다, 현대에 와서 새로 지정된 '대만 7대 풍경'에도 '타이페이 101타워' 등과 함께 선정된 것이 바로 '아리산 운해'다. 수많은 화가와 사진가들이 그 신비로운 풍광을 화폭과 사진에 담아내고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최고봉인 옥산의 주능선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볼 수 있어 대만 최고의 일출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대만은 비록 면적은 크지 않지만 아열대에서부터 냉대에 이르는 다양한 식물군이 이루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산의 2배에 달하는 거봉들이 이어진 장관도 볼 수 있으며 수천년 동안 꿋꿋이 생명을 간직해온 거목들까지 거느린 생태 여행의 보고다. 그 중에서도 백미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아리산.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 자연의 위대함과 생명의 신비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대만 아리산으로 함께 트레킹 여행을 떠나보자. 게다가 국내는 이제 서서히 추워지는 계절이지만 아열대성 기후를 가진 대만은 섭씨 25도 안팎의 따뜻한 남쪽 나라이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북위 23도27분을 기준으로 하는 북회귀선은 2년 단위로 조금씩 위치가 변한다. 2011년 현재는 북위 23도26분16초에 머무른다.'대만 생태여행 1번지'로 통하는 아리산(阿里山) 일대는 바로 이 북회귀선 상에 걸려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위도에 걸려 있는 셈이다. 당연히 날씨도 따뜻하다. 습도는 높지만 일상생활을 하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요즘 같은 계절에 트레킹을 즐기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곳이기도 하다. 아리산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길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여행객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스케쥴을 짜는 것이 좋다.
물론 아리산의 5대 매력이라고 하는 일출, 일몰, 고산열차, 운해, 거목숲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일정을 잡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시간적 제한 때문에
선택을 해야할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일몰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대신에 기묘한 모양의 거목들이 즐비한 숲 속에서 여유를 갖고 트레킹을 즐긴다면 충분한 보상이 될 만하다.
■세계 3대 산악열차타고 아리산으로
세계 3대 산악열차에 속하는 아리산 고산열차. |
자유여행을 통해 아리산으로 가려면 수도인 타이페이에서 버스나 열차 편으로 거점도시인 지아이(嘉義)까지 가야한다. 이곳에서 다시 열차나 버스를 타고 해발 2200m에 위치한 아리산국가풍경구 숙박지구까지 향한다. 버스나 열차 모두 편리하지만 버스는 지아이에서 약 2시간, 열차는 3시간30분가량 걸린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도가 올라갈수록 구름에 휩싸인 야자나무에서부터 대나무, 잎 작은 활엽수, 침엽수인 편백나무 숲 등의 다양한 나무들까지 보면서 오르는 기분이 쏠쏠하다. 아열대에서 냉대까지 분포되는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쉽게 경험하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특히 해발 30m인 지아이역에서 해발 2216m에 위치한 아리산역까지 71.9㎞ 구간을 달리는 아리산 삼림열차는 또 다른 짜릿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지그재그형으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일명 '스위치백'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되풀이하며 올라가고 내려가는 스위치백 구간은 그야말로 삼림열차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는 느낌을 능가하는 아찔한 재미가 그 속에 담겨있다.
이 아리산 산악철로는 페루의 안데스 산악철도, 인도의 따지링 히말라야 등산철도와 함께 세계 3대 산악철로로 꼽힌다.
그러나 최초 개설과 관련한 사연에는 아픔이 있다.
1895년부터 대만을 식민지화 시킨 일본이 군대를 동원, 지난 1912년 아리산 일대의 풍부한 삼림자원을 벌목해
군수 및 건설 자재로 쓰려는 목적으로 건설한 것이다. 올해로 건설된 지 100년째를 맞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 및 거목의 대규모 유실로 인해 철로가 끊어지고 열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 60여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반년에 걸친 복구 작업 끝에 지난달 말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과 일출
삼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아리산 삼림유락구의 삼대목. |
해발 2216m인 아리산역 주변에는 상가와 50여 개의 크고 작은 숙박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대만 최고의 일출로 알려져 있는 아리산 일출의 감격을 느끼려면 일단 전날 저녁까지 이 숙박지구에 도착해야 한다.
다음날 새벽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 거의 100% 통나무로 지어진 아리산 역사(驛舍)에서 일출열차를 기다린다. 수많은 인파와 함께다. 중국인 일본인 서양인 한국인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이다. 이윽고 새벽5시40분. '아리산 일출열차'라는 특별한 이름이 붙은 고산열차가 플랫폼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매일 새벽 단 2대만 운행되기 때문에 먼저 타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빨간색 기관차가 끄는 삼림열차는 지아이역에서 아리산역까지 이어진 주철로에서 추가로 연결된 지선인 '주산선'을 운행하는 셈인데, 25분가량 주산역까지 달린다. 서서히 날이 밝아 오면서 여유롭게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종착역인 해발 2451m의 주산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만 철로 최고점'이라는 안내판. 하지만 이 역은 정식 역사를 갖춘 기차역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주산역에서 계단을 오르면 동남쪽을 향해 서 있는 해발 2488m의 주산전망대. 눈앞에 '환상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형용할 수 없는 진경이 펼쳐진다.
벌써부터 계곡 건너편의 거대한 옥산 줄기 위로 떠오를 아침 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로 넘쳐난다.
사위는 이미 환하게 밝았는데, 주산전망대와 옥산 사이 협곡에는 그림같은 구름의 바다, 즉 '운해(雲海)'가 환상적으로 펼쳐져 있다.
10여분 기다렸을까. 스피커에서 큰 소리가 울려퍼진다 싶은 순간, 동아시아 최고봉인 옥산 정상 봉우리 위로
말 그대로 구슬 같이 둥글고 강한 빛을 쏘아내는 해가 장엄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한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수백명의 인파가 일시에 함성을 내지르고,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일부는 간절한 기도를 하며 저마다의 소망을 빌기도 한다.
■천년의 숲 속에서 즐기는 건강한 산책
아리산 삼림유락구에는 밑둥에 구멍이 뚫린 기이한 형태의 거목이 많다. |
일출 감상을 즐긴 후 다시 '일출열차'를 타고 아리산역으로 돌아와도 되고, 걸어서 내려와도 된다. 해외 여행객의 경우는 열차 편으로 아리산역으로 내려와서 숙소에 마련된 아침 식사를 한 후 2000년도 더 된 거목들이 즐비한 숲 트레킹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아리산 삼림유락구'라는 이름이 붙은 이 숲에는 줄기와 가지가 비틀어지고 휘어져서 어른 키보다 더 큰 하트모양을 만들어낸 '영원의 나무', 대만인 인터넷 투표에서 최고의 나무로 선정된 수령 2300년의 편백나무, 그 모양에 따라 코끼리 나무, 용과 거북이 나무, 멧돼지 나무 등 다양하고 기묘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2300년짜리 편백나무는 높이 50m가 넘고 둥치 밑둥의 굵기도 어른 15명이 양팔을 이어야 겨우 안을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 앞에는 결혼 또는 약혼식 이벤트를 할 수 있는 작은 무대도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한 나무에 3대가 함께 산다는 삼대목(三代木)은 자연의 신비를 더욱 실감케하는 신비로운 모습이다. 가장 아래에 있는 1대목은 수령이 1500년에 달하는데, 그 위에 자란 2대목은 200년, 그리고 맨 위의 삼대목은 50년째 자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트레킹 중간에 만나는 작은 연못인 '자매담(姉妹潭)'에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자매의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이야기'가 전해온다.
아리산 천년 숲 트레킹의 백미는 사실 빼곡이 들어찬 아름드리 편백나무와 전나무 숲길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있게 걷고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에 쫓기기 보다는 좀 더 느긋하게 숲의 기운을 흠뻑 받아들이는 '느린 산책'을 권하고 싶다.
■'천상의 우체국'에서 엽서를
일출 감상과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나면 서서히 아리산을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떠나기 전에 우체국에 들러보자. 아리산역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아리산우체국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체국이라며 '천상의 우체국'이라고 부른다. 우체통으로 들어간 편지는 전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에게 사연을 보내보자. 귀국 후 받아보게 될 나 자신에게 마음의 소리를 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 대만 여행 Tip
- 부산서 타이페이까지 2시간30분이면 당도
- '에어부산' 매일 1회 왕복
부산에서 대만가는 길이 가까워졌다. 부산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올해 1월부터 부산~타이페이간 직항편을 정식 취항, 매일 1회씩 왕복으로 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국적 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운임과 다양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부산 울산은 물론 경상남북도 주민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끌고 있기도 하다. 부산에서 이륙하면 2시간30분 만에 타이페이에 닿는다. 일본의 웬만한 도시들과 큰 차이가 없다.
타이페이 공항에서 아리산까지는 합쳐서 5~6시간은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와 열차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타이완관광청 홈페이지(http://www.tourtaiwan.or.kr)에는 아리산 외에도 다양한 대만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대만 여행이 처음이라면 수도인 타이페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은 반드시 들러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과 함께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이곳에는 장개석 전 총통이 20세기 중반 국공내전에서 패하고 대만으로 중화민국 정부를 옮길 당시 본토에서 가져온 진귀한 중국의 문화재와 유산이 소장돼 있다.
'자금성은 베이징에 있지만 자금성의 품고 있던 유물은 타이페이에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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