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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여행가이드[2] 본문
대만 패키지여행 상품을 검색하기 전, 여러 여행사의 홈페이지를 들락날락거렸다. 지금까지 소개된 상품 대부분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여행지나 일정이 색다른 상품을 고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깨달은 사실은 ‘패키지여행은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좁다’는 것이었다.
해외여행객의 절반이 가는 중국과 일본은 그나마 지역별로 다양한 상품이 갖춰져 있지만,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태국 방콕, 푸껫과 베트남 북부와 남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필리핀 마닐라와 세부, 홍콩과 마카오, 인도네시아 발리가 고작이다. 다른 휴양지들은 항공과 숙박으로만 이루어진 자유여행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현지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인솔자가 동행한 뒤, 나머지 시간은 ‘알아서’ 보내거나 ‘선택 관광’에 참가해야 하는 일정이다. 개별여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비행기로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대만은 경계에 서 있는 여행지이다. 마치 홍콩과 마카오처럼 중국이면서도 중국이 아닌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에 위치한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에는 왕조시대 중국의 역사 유물이 전시돼 있는 반면, 동부 해안에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 넘어온 소수민족이 고유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채로움과 드라마 ‘온 에어’의 성공으로 최근 대만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Theme 1 한 번 가면 더 이상 볼 게 없는 대만 패키지여행
대만 패키지여행 상품을 훑어보면 판에 박은 것처럼 일정이 똑같다. 3박 4일 상품이라면 타이베이 시내 관광, 예류(野柳)나 지우펀(九仁) 관광과 온천욕, 화롄(花蓮) 관광으로 구성된다. 심지어 타이베이에서 들르는 곳도 동일하다. 패키지여행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다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대만 상품은 적다. ‘온 에어 따라잡기’란 부제가 붙은 상품 역시 구체적인 내용은 일반적인 상품과 차이가 없다. 상품의 목록 중 끄트머리에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가오슝(高雄)이 포함된 5일 상품이 간혹 눈에 띌 뿐이다.
조금 더 찬찬히 일정을 비교해보면 교통수단, 식사, 선택 관광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도 같다. 결국 수많은 여행사들이 하나의 상품을 팔고 있는 셈이다.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대만은 한 번 가면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비행기에 사람만 태워 실어 나르면 된다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의 결과다.
대만은 가운데에 4천m에 달하는 위산(玉山)이 버티고 있어서 서부와 동부 해안에 사람들이 거주한다. 산이 가파른 동부보다 서부에 도시들이 더 발달해 있다. 타이중(臺中), 타이난(臺南), 가오슝 등이 해안을 따라 배치돼 있다. 지난해에는 타이베이에서 가오슝까지 고속철도가 개통돼 가는 길이 한결 빠르고 편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들은 패키지여행객에게 오지나 다름없다.
Theme 2 대동소이한 패키지여행의 가격 차이
9월 25일에 출발하는 타이베이, 예류, 화롄 4일 상품을 여행사별로 비교하면 하나투어가 가장 싸다. 가이드와 기사 팁, 유류할증료 추가 비용 등을 모두 합쳐도 결과는 매한가지다. 따라서 상품을 고르기 전, 여러 여행사의 홈페이지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대만 4일 패키지여행의 대략적인 예산은 70만 원 전후로 보면 된다.
Theme 3 선택 관광, 마사지의 비용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패키지여행에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것이 ‘마사지’ 선택 관광이다. 한국보다 저렴한 비용 탓에 큰 경제적 부담 없이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대만 패키지여행 상품에도 ‘발 마사지’가 선택 관광으로 들어가 있다. 가격은 30달러이다.
그렇다면 대만 마사지의 비용은 비싼 것일까. 하나투어를 통해 각 지역의 선택 관광을 살펴보면, 결코 저렴한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중국 상하이는 발 마사지가 20달러, 전신 마사지가 30달러이며 태국 방콕은 발 마사지가 500밧(약 1만6천 원)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와 필리핀 마닐라는 전신 마사지가 각각 30달러, 40달러이다.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다른 지역은 마사지를 받는 시간이 대개 1~2시간인 반면 대만 발 마사지는 30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만의 마사지 물가는 매우 비싸다고 할 수 있다.
상품 출발 약 1주일 전인 8월 28일에 상품을 예약하고, 돈을 입금했다. 보통 패키지여행 상품을 예약할 때는 계약금을 먼저 보낸 뒤 나중에 잔금을 치르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항공권 유류할증료 추가분과 싱글 룸 사용에 따른 비용을 포함한 금액을 결제했다. 예약 담당자는 “수영복을 반드시 지참하고, 환전은 미국 달러로 하되 3만~4만 원 정도만 대만 화폐로 바꾸라”고 충고했다. 그는 여행 전날 다시 한 번 전화로 항공권 수령 장소와 주의 사항을 일러주었다.
항공권 수령, 탑승 수속 ▶ 인천 공항 A카운터에는 패키지여행객을 상대하는 여행사 직원들이 모여 있다. 항공 수속을 도와주는 담당자들이다. 9월 3일 오전 8시 30분에 만난 자유투어 직원은 항공권, 계약서, 네임 태그 등을 건네주며 ‘D’카운터에서 수속을 밟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D카운터에는 전자항공권과 일정표에 기록돼 있는 대한항공은 없고, 대만의 중화항공이 자리해 있었다. 그래서 대한항공이 있는 B카운터로 돌아가 셀프 체크인(Self Check-in) 기계를 통해 항공권을 발권한 뒤 수하물을 부쳤다. 인천 공항에서는 오전에 출국하는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할 때가 많은데, 셀프 체크인 시스템을 이용해 쉽고 빠르게 수속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탑승 수속이 완전히 끝나고 난 뒤 자유투어의 직원이 전화를 걸어 “코드 셰어 항공편이어서 대한항공에서 수속을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직원의 실수였는데, 미리 ‘KE’라고 적혀 있는 여행객의 항공권을 확인했다면 이러한 잘못은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은 직원의 말만 듣고 엉뚱한 곳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을 듯싶다. 여행사가 비난 받을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항공기, 기내식 ▶ 인천-타이베이를 오가는 대한항공의 항공기 기종은 대부분 에어버스 A330-300으로 좌석 배치는 2-4-2이다. 비행시간이 2시간 20분 내외이므로 굳이 복도 자리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마일리지는 단체항공권 규정대로 80%인 736마일이 쌓였다. 기내식은 중국이나 일본 노선에서 제공되는 간단한 식사가 아니라 중거리 노선에서 볼 수 있는 ‘식사’ 형태였다. 메인 요리도 돼지고기와 해산물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었으며 빵, 샐러드, 과일 등이 함께 나왔다. 탑승객들이 식사를 마칠 때쯤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는데, 비행시간이 워낙 짧다 보니 모든 과정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대만 입국 수속 ▶ 항공기는 예정된 시간인 정오에 정확히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받아 작성한 입국 신고서를 출입국관리소에 제출하고 짐을 찾는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타오위안 공항에는 입국장에도 면세점이 있으므로, 대만에서 소비할 간단한 물품은 이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공항에서 ‘자유투어’라고 적힌 종이를 든 가이드를 만나 곧바로 1시간 동안 타이베이 시내로 이동했다. 가이드는 50대 남성이었으며, 나흘간 여행을 함께할 일행은 모두 7명이었다. 5명이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동료였고, 특이하게도 미국인이 동행했다. 아주 간단한 한국어밖에 모르는 그는 대만 현지 가이드가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고 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4시간 30분 동안 타이베이의 이름난 곳들을 둘러보았다. 일정은 충렬사(忠烈祠), 고궁박물원, 서문정(西門町), 용산사(龍山寺), 화서(華西) 야시장 순이었다. 서울로 비유하면 현충원, 국립박물관, 명동, 남대문 시장처럼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 들러야 할 곳들이었다.
가이드의 진행은 주마간산하는 '시티 투어'를 연상시켰다. 처음에 방문한 충렬사는 내전과 항일운동 당시 순국한 사람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매시 정각이면 위병 교대식이 펼쳐진다. 오후 2시에 도착해 약 20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가이드의 설명은 없었다.
고궁박물원은 대만이 자랑하는 박물관으로 중국의 귀중한 보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약 2시간 동안 이곳에 머물렀는데, 워낙 방대하고 유물이 다양하기 때문에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 관광객들은 많이 걸어서 조금 힘들어 했지만, 다들 재미있어 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인 서문정에서는 30분간 자유롭게 거리를 거닐 수 있었다. 가이드는 서문정에 도착하기 전 ‘이곳의 물건들은 동대문 시장에서 들여온 것이니까, 절대로 사지 말라’고 강조했다. 동행자들은 주전부리를 하거나 쇼핑을 즐기면서 시간을 활용했다.
용산사와 화서 야시장은 대만 사람들의 종교관과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소이다. 두 곳은 거리가 지척인데, 용산사에 도착했을 때 이미 오후 6시가 가까워서, 빠른 걸음으로 거리를 지나쳤다.
이날 타이베이 관광은 대만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괜찮지만, 별다른 특색이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조금 더 색다른 장소들을 여행하는 일정으로 구성되면 좋을 것 같다.
Tour 2 온천 ▶ 여행 첫날 가이드는 여행객들이 두 가지 온천 중에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두 곳은 수질이나 시설에는 큰 차이가 없고, 다른 점은 수영복 착용 여부라고 했다. 가이드는 “날씨가 더워서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온천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며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온천을 추천했다. 결국 일정과는 다른, ‘수영복이 필요 없는’ 온천으로 결정됐다.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만은 일본처럼 온천이 발달해 있다. 타이베이 주변에도 양밍산(陽明山), 신베이터우(新北投), 우라이(烏來) 등의 유명 온천들이 있다. 이번 여행에는 예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온천에 들렀다. 먼저 점심식사를 하고 2시간 동안 온천욕을 즐겼는데,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온천수에는 유황 성분이 함유돼 있고, 노천온천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온천욕을 하며 주변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일본과는 달리 노천온천 주위가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대만의 온천에는 수건이 준비돼 있으므로, 호텔에서 챙겨가지 않아도 된다.
Tour 3 중정기념당 ▶ 대만의 전 총통인 장제스(蔣介石)의 업적을 기리는 건물로 중정(中正)은 그의 본명이다. 1층에는 장제스의 사진과 자료들이 전시돼 있고, 2층에는 장제스의 커다란 동상이 있다. 가이드는 대만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장제스의 생애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하지만 젊은 여성 관광객들은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비가 와서 기념당 주변을 걸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본래 이 상품에는 타이베이 101빌딩 전망대와 발 마사지가 선택 관광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가이드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며 일정을 일찍 끝냈다. 그래서 호텔에는 예상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도착했다.
타오위안 홀리데이 호텔 근처에는 편의점을 비롯해 대형 마트, 마사지 숍, 식당이 있다. 마사지 숍은 24시간 운영되는데, 전신 마사지가 60분에 880위안(9월 중순 현재, 1위안 = 약 35원), 발 마사지가 40분에 660위안이다. 호텔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는 당구장과 PC방이 있다.
Breakfast 타오위안 홀리데이 호텔의 1층 레스토랑에서는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조식 뷔페를 실시한다. 식단은 여느 호텔의 조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빵과 잼, 햄, 소시지 등의 양식과 볶음밥, 반찬으로 이루어진 중국식을 중심으로 야채와 소스, 과일, 달걀 등이 준비된다. 상하이의 저가 패키지여행 상품에 비해서는 훌륭하지만, 특급 호텔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음식의 종류가 적지는 않았으나, 특별히 손이 가는 것은 없었다.
Lunch, Dinner 점심식사는 한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온천에서 현지식을 먹었다. 메뉴는 전날 점심과 비슷했다. 새우와 마파두부, 숙주나물 등 반찬과 밥, 국으로 구성됐다. 식당은 깔끔한 편이었다. 하지만 저녁식사는 다시 시끄럽게 떠드는 한국인들 틈에서 해야 했다. 메뉴는 샤부샤부로 먼저 고기와 야채를 먹은 뒤, 국수와 죽이 뒤이어 나왔다. 종업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요리하고, 작은 그릇에 1인분씩 담아 건넸다. 맛이 아주 느끼하지는 않았지만, 간장에 절인 오이지 외에는 반찬이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죽은 양이 많아서 절반도 먹지 못했다.
Shopping 1 잡화점 타이베이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쇼핑센터가 대만 여행의 첫 번째 쇼핑 장소였다. 가이드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도 처음 가 본다”고만 할 뿐, 어떤 제품이 좋은지 무엇을 사야 하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패키지여행에 비해 가이드가 쇼핑에 대한 부담을 거의 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넓은 쇼핑센터에는 산호와 옥으로 만든 액세서리, 차, 과자 등이 진열돼 있었다. 그런데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인지, 직원들이 여행객을 한 명씩 쫓아다니며 귀찮게 했다. 하지만 상품의 가격이 결코 싸지 않았고, 살 만한 물건도 별로 없었다. 나중에 방문한 다른 패키지여행객들도 거의 구입하지 않았다.
Tour 2 타이루거 ▶ 대만은 고구마처럼 길쭉한 형태이지만, 동서를 횡단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거리는 짧지만 첩첩한 산을 넘어야 하는 탓이다. 해발 3천m가 넘는 고산준령이 여행자의 앞길을 막아선다.
타이루거는 화롄에서 타이중을 잇는 길의 초입에 위치한 국가 공원이다. 대리석들이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이면서 형성된 웅장한 경관이 압권이다. 패키지여행객들은 차를 타고 구곡양장의 산길을 오르다가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내려 관광을 한다.
관광객이 들르는 곳은 장춘사(長春祠), 연자구(燕子口), 구곡동(九曲洞) 등 3곳이다. 이중에서 구곡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약 30분 정도 산책하면서 풍경을 감상했다. 비가 흩뿌리긴 했지만, 여행객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Shopping 1 대리석과 옥 아메이 족 공연을 보고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대리석과 옥 공예품 판매소에 들렀다. 옥을 이용해 만든 조각품과 컵, 액세서리 등을 파는데, 전날 잡화점에서만큼 직원들의 태도가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예뻐 보이는 물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너무나 비싸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차라리 기념품으로 구입할 만한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앞쪽에 비치해 놓으면 관광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듯했다. 이곳에서도 가이드는 전혀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
Transportation 한국의 새마을호와 같은 자강호(自强號)가 타이베이와 화롄을 연결한다. 편도로 3시간 내외가 걸린다. 타이베이에서 화롄까지는 터널이 많고, 자연 풍광이 그다지 아름답지 않아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다. 타이베이에서 출발한 지 2시간쯤 지나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만에서는 기차에 탑승하기 전 미리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좌석 간의 간격이 넓지 않지만, 좌석끼리 마주보도록 돌릴 수 있다.
Lunch, Dinner 점심식사는 화롄의 아메이 족 전통 공연장과 붙어 있는 곳에서 했다. 메뉴는 현지식이었는데,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분위기도 나빴다. 화롄에 온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관광객 전용’ 식당이어서, 사방에서 한국말밖에 들리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타이베이로 돌아와 한국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불고기와 해물탕 중 해물탕을 골랐는데, 오랜만에 먹는 한국 음식이어서 모두들 좋아했다. 밥이 별도로 나왔고 김치, 콩나물 무침, 멸치볶음 등의 밑반찬도 차려졌다. 탕에서 해물을 건져 먹은 다음에는 국수를 넣고 끓여 먹었다.
Lunch 일정표에는 점심이 현지식, 저녁이 기내식으로 적혀 있었으나 실제로는 점심만 기내식으로 제공됐다. 생선과 닭고기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었으며 빵과 샐러드, 과일이 함께 나왔다.
Shopping 3 타이베이 시내 면세점 서울 시내에 있는 면세점처럼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에버리치(Ever Rich) 면세점에 들렀다. 이곳에서 구입한 물건은 공항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공항 면세점 쇼핑 시간이 늘어난 셈이었다. 면세점은 명품 브랜드숍을 비롯해 화장품, 주류와 담배, 토속 기념품 상점으로 구성됐다. 가이드가 억지로 잡아두지 않아서, 쇼핑이 싫은 사람은 자유롭게 시내를 돌아다녀도 무방했다.
Theme 1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호텔의 위치
자유투어의 ‘<오감만족> 대만/야류/화련 4일’ 상품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사에서 타오위안 홀리데이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타오위안 홀리데이 호텔은 시설은 평범하지만, 타이베이에서 너무 멀다는 것이 흠이다. 타이베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분 이상 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적어도 1시간은 잡아야 한다. 그래서 타오위안 홀리데이 호텔에 투숙하면 타이베이의 밤거리는 볼 수 없다. 나이트라이프는 호텔 앞 편의점과 술집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일정 대부분이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짜여 있어서 호텔과 타이베이를 오가는 데 시간을 허비한다는 점도 문제다. 호텔이 타이베이 시내에 있다면 이동 시간도 줄이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듯싶다.
Theme 2 선택 관광을 하지 않는 패키지여행
대개 패키지여행을 가면 가이드들이 선택 관광과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특히 선택 관광은 그들의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가이드가 예정된 선택 관광과 쇼핑을 하지 않았다. 타이베이 101빌딩 전망대 관람은 7명 중 2명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무산됐고, 발 마사지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았다.
쇼핑에 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래 찻집, 면세점, 잡화점, 라텍스 숍 등 4곳을 가기로 했는데,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이 없자 2곳만 방문했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좋으니 매장 안에서 나가지 말아 달라는 중국 패키지여행과는 천양지차였다. 선택 관광과 쇼핑이 줄어드니 여행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Theme 3 패키지여행 Vs 개별여행
패키지여행의 강점은 ‘저렴함’과 ‘편안함’에 있어야 한다. 개별적으로 갔을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마음 편하게 여행할 수 있어야 한다. 쇼핑이나 선택 관광 등 원치 않는 프로그램이 있어도 두 가지 면에서 매력적이라면 패키지여행을 고려해볼 만하다.
대만의 경우, 패키지여행이 개별여행보다 그리 저렴하지 않다. 60만 원을 넘는 상품이 대부분이고, 유류할증료 인상분과 가이드 팁 등 부대 비용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유투어의 ‘<오감 만족> 대만/야류/화련 + 온천욕 4일’ 상품을 개별여행으로 간다고 가정하고 항공과 숙박, 현지 교통, 입장료 등을 계산하면 약 68만5천 원이 나온다. 이 금액에 식사비와 온천 이용료 등을 포함한다고 하면 패키지여행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대만 패키지여행의 좋은 점은 ‘이동의 편리함’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화롄의 타이루거는 개별적으로는 여행하기가 무척 어려운 곳이다. 운행되는 버스의 숫자가 많지 않은데다 볼거리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어서 패키지여행이 아니면 시간과 체력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예류도 상황은 비슷하다. 타이베이에서 가려면 MRT와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번거롭고 오래 걸린다. 예류에서 타이베이로 가는 길에 온천에 들르는 일정 역시 ‘시간’의 측면에서 보면 패키지여행이 개별여행보다 훨씬 유리하다.
자유투어 대만 타이베이, 예류, 화롄 4일 상품 평가
르페르 Opinion (★★★★★ 만점)
1 예약 과정 ★★ 자유투어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검색해 예약, 결제하는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예약 담당 직원은 대만의 날씨와 필요한 것들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하지만 인천 공항에서 패키지여행객을 응대하는 직원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사실 인천 공항에서 항공권을 수령하고 입국 수속 절차를 밟는 것은 설레는 여행의 시작인데, 잘못된 카운터로 인도해 시간을 허비하게 했다. 조금 더 세심한 준비와 배려가 요구된다.
2 항공기 ★★★★ 국적기인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현재 인천-타이베이 구간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중화항공, 캐세이패시픽 등이 운항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만의 민간 항공사들이 대만과 한국의 하늘 길을 잇고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대만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어서, 기내식이나 기내 면세점 쇼핑이 중국과 일본 노선보다는 훌륭한 편이다.
3 현지 교통수단 ★★★ 타이베이와 화롄에서 각각 다른 차량을 이용했다. 타이베이에서는 17인승, 화롄에서는 15인승 버스에 탑승했는데 가이드와 일행을 합쳐도 8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었다. 다만 좌석 간의 간격이 좁아서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했다. 차내에는 우산이 비치돼 있었고, 냉방 시설도 좋았다.
4 호텔 ★★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위치와 시설이 미흡했다. ‘타오위안 홀리데이 호텔’은 타이베이 시내도 멀고, 타오위안 역에서도 멀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마사지 숍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비해 무척 비쌌다. 호텔 내에는 시간을 보낼 만한 부대시설이 많지 않았고, 투숙객이 많을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5 식사 ★★★★ 중국 본토에서 넘어온 사람이 많은 대만은 ‘식도락의 천국’이다. 비록 대만의 고급 요리를 맛보지는 못했지만, 식사 때마다 양이 푸짐하고 반찬도 다양했다. 사람들은 여행 셋째 날인 화롄에서의 점심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불평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잘 먹지 못하는 향채가 빠져서 거부감도 적었다. 다만 몽골리안 바비큐, 샤부샤부, 해물탕 등 세 번의 저녁식사를 모두 한국인들 틈에서 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6 일정 구성 및 충실도 ★★★ 타이베이와 예류, 화롄 등 3곳을 둘러보는 것이 이 패키지여행의 목적이다. 다소 순서가 바뀌기는 했지만, 일정표에 정해진 곳은 모두 가 보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일단 화롄은 일정이 빡빡하고 밤에 호텔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기 때문에 둘째 날에 다녀오고, 예류를 보는 날에는 시간 여유가 많으므로 지우펀도 함께 들르면 좋을 듯하다. 타이베이 시내 관광에서도 색다른 여행지 한두 곳을 넣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7 선택 관광 ★★★★★ 일정표에 적힌 선택 관광을 하지 않는 패키지여행은 처음이었다. 선택 관광은 가이드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인데, 이번 가이드는 여행 인원이 적었기 때문인지 선택 관광을 포기했다. 대개 선택 관광은 개별적으로 할 때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정설이다. 예를 들어 30달러인 타이베이 101빌딩 전망대 관람을 위해서는 고속 엘리베이터만 타면 되는데, 실제 입장료는 절반도 안 되는 350위안에 불과하다. 따라서 여행자 입장에서는 선택 관광을 하지 않을수록 좋다.
8 쇼핑 ★★★ 찻집, 면세점, 잡화점, 라텍스 상점이 예정돼 있었으나 면세점과 잡화점만 방문했다. 화롄에서의 대리석 상점까지 합치면 쇼핑 횟수는 3회이다. 잡화점과 대리석 상점에서는 상품을 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반면 타이베이 시내 면세점은 타오위안 공항 면세점과 같은 물건을 취급하고 있어서 선물을 구입하는 이가 많았다.
9 가격 ★★ 대만 패키지여행 상품은 여행사별로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자유투어의 대만 4일 상품은 54만9천~89만9천 원인데, 다른 여행사들도 대개 60만~7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추석에는 대만으로 향하는 전세기가 취항해서 대만 패키지여행 상품이 저렴하게 나오기도 했다.
10 가이드 ★★★★ 대만에서 만난 가이드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만으로 건너간 산둥(山東)성 출신의 50대 남성 중국인이었다. 그는 선택 관광을 강요하지 않았고, 잡화점이나 면세점에 가기 전에도 다른 가이드와는 달리 장황한 설명을 일절 하지 않았다. 관광을 할 때도 여행자들을 통제하기보다는 각자 시간을 자유롭게 쓰도록 했다. 마치 옆집에 사는 아저씨처럼 편안한 가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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