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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삼기·팔괴·삼보’ 본문
신라시대 삼기(三奇), 팔괴(八怪), 삼보(三寶)를 아시나요?
이는 세 가지 기이한 물건(삼기)과 여덟 가지 괴이한 현상(팔괴),
그리고 호국과 백성들의 정신통합을 상징하는 세 가지 보물(삼보)을 말한다.
팔괴 중 하나는 경북 경주시 현곡면 금장리 야산에 옛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금장대(金丈臺)다.
금장대 아래쪽은 경주의 젖줄인 형산강과 알천이 합류한다.
깎아지른 암벽 위에 세워진 금장대는 신라 제20대 자비왕(458~479) 때 을화(乙花)라는 기생이
왕과 연희를 즐기다 실수로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김동리의 단편소설 '무녀도'의 배경이기도 하다.
암벽에는 사람 발자국과 사냥 모습 등의 암각화도 있다.
경주시가 내달 중순 완공 목표로 복원 중인 현곡면 금장대 조감도. | 경주시 제공
'압지부평(鴨池浮萍)'과 '백율송순(栢栗松筍)'도 팔괴에 포함된다.
압지부평은 안압지(임해전지)의 부평초가 땅에 뿌리가 닿지 않아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일컫는다.
소나무에는 원래 순이 돋지 않는데 경주 백율사의 소나무는 가지를 치고 나면 다시 새순이 돋아나
이를 가리켜 백율송순이라고 부른다.
경주 팔괴의 하나인 압지부평. 뿌리가 땅에 닿지 않고 떠다니는 모습을 일컫는다.
이 외에 남산부석(南山浮石·남산의 뜬 돌), 문천도사(蚊川倒沙·시냇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문천의 모래),
계림황엽(鷄林黃葉·움이 트면서 붉은색을 띄는 것이 신비로운 계림의 나뭇잎),
불국영지(佛國影池·영지에 비친 불국사의 전경), 나원백탑(羅原白塔·흰색 화강암의 빛깔이 아름다운
나원리 석탑)도 팔괴로 꼽는다.
삼보는 신라를 지킨 세 가지 보물인데, 황룡사 '장육존상'과 신라 진평왕 때
천사가 궁중에 내려와 왕에게 줬다는 '천사옥대', 그리고 '황룡사 9층목탑'을 말한다.
< 삼국유사 > 에는 '고려 왕이 신라를 치려고 하다가 말하기를 신라에는 세 가지 보배가 있으니
침범해서는 안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현존하는 문화재가 아니다.
몽골의 침략으로 불에 탄 장육존상은 현재 황룡사지에 석조대좌만 남아 있다.
삼기는 금척(金尺)과 옥적(玉笛), 화주(火珠)이다.
금척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꿈에 신인(神人)으로부터 받았다는 금으로 만든 자(尺)다.
옥적은 옥으로 만든 피리인데, 죽어서 용이 된 문무왕과 김유신 장군의 혼령이 합해져
신문왕에게 내려 준 만파식적이라는 설도 있다.
화주는 선덕여왕이 지녔던 수정 돋보기다. 햇볕을 비추면 솜에 불이 붙어 화주라고 불렀다.
경주시가 문화유산을 스토리텔링해 최근 펴낸 < 신비로운 경주, 삼보 삼기 팔괴 > 책자. | 경주시 제공
경주시는 16일 신라시대 전설과 문화유적 등을 스토리텔링한 < 신비로운 경주, 삼보 삼기 팔괴 > 라는
책자(50여쪽)을 내고 관광상품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경주의 전설·설화와 함께 각 문화유산 관련 사진과 삽화가 곁들여져 있다.
경주시 도시디자인과가 제작을 주관했고, 이채경 문화재학예사가 전문해설을 맡았으며
최양식 경주시장이 삽화를 그렸다.
최 시장은 "경주는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전설이 서려있는 노천박물관"이라면서 "문화유적을 널리 알릴
책자 발간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사라져버린 금장대를 복원(정면 5칸·측면 2칸) 중이며, 내달 중순쯤 완공할 예정이다.
금장대에서는 오는 9월9일 지구촌 문인들의 축제인 국제펜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경주시는 행사 이후 금장대를 일반인에게 개방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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