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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스크랩] 얼떨결에 담은 통도사 설경 본문
2012년 마지막 주말 아침, 송정으로 나갔다.
머리 위 하늘은 별이 빛나건만 바다 건너는 검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태양은 커튼 뒤에서 몸단장을 끝냈으나 장막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고 돌아섰다.
나선 김에 눈 구경을 하기로 했다.
전날 부산 인근에 눈이 많이 내렸다.
양산 통도사로 향했다. 내심 경주를 염두에 두고 가던 참이었다.
고속도로 나들목을 나서니 눈과 얼음으로 곳곳이 빙판길이었다.
통도사 경내로 들어서는 인근부터는 온통 눈길이었다.
곳곳에 차들이 눈을 가득 짊어진 채 파묻혀 있었다.
매표소에서 차량 통제는 하지 않았지만 위험하니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저단 기어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경내로 들어갔다.
오가는 차들은 거의 없었다.
가속 페달을 밟기도 브레이크를 밟기도 무척 조심스러웠다.
큰 절을 지나서 암자로 가는 길은 더욱 심각했다.
전날 자동차가 지나간 자리가 깊게 파이고 가운데로 모인 눈이 얼어 있었다.
언 눈이 자동차 바닥에 닿아 긁는 소리가 크르렁 그렸다.
아내는 이게 무슨 짓이냐며 화를 버럭 냈다.
바퀴에 아이젠도 채우지 않고 겨우 서운암에 도착했다.
'강원도 면허증'도 아니면서 아무 탈 없이 도착하고 보니 한편 대견했다.
그 와중에 벌써 10여명의 사진가가 먼저 와 있었다.
정말 못 말리는 대단한 열혈 사진가들이었다.
그러나 빛이 없으니 먼저 와도 개점휴업 상태로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다.
장독대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는 순간 졸아 들었던 마음이 금새 풀렸다.
굴뚝에선 연기까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곧 이어 앞산 위에서 부드러운 햇살이 퍼져 내렸다.
사실 눈밭에 올 계획은 없었고 얼떨결에 이곳까지 왔다.
단도리도 하지 않은 채 눈밭에 서게 된 것이다. 운동화 차림으로 ...
이런 때를 '눈(雪)은 천국인데 다리는 지옥'이라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지인을 만났다. 통도사 전경을 담을 수 있는 전망대로 따라 나섰다.
트렁크에 늘 싣고 다니는 장화로 갈아 신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앞산 등산 20여분 거리라고 했다. 그러나 가는 데만 1시간이나 되는 거리였다.
아침도 굶은 상태라 삼각대와 카메라가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졌다.
12시 반에 승용차로 돌아 왔다. 아내는 혼자 남아서 퉁퉁 부어 있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바람이 불 때 바람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바람을 이용해서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김수영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중에서
눈길이 위험해 그냥 돌아 섰다면 통도사 눈 풍경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도전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그 덕분에 처음으로 통도사 눈 풍경을 얻었다.
하얀 세상, 저 설원처럼 갖가지 굿은 일들이 말끔히 지워졌으면 좋겠다.
연말연시 전국이 눈 풍년이다. 고추바람도 연일 거세다.
따뜻한 바람을 앞세워 노란 복수초가 나왔다는 소식이 어서 들렸으면 좋겠다.
▲ 통도사 앞산 <기도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통도사 전경(5장을 붙인 파노라마 사진)
▲ 오전 8시 40분 서운암 장독대에 눈이 내린 모습
▲ 통도사가 바라 보이는 전망대에 올라 해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샐패, 영축산은 구름으로 덮여 있다.
죽은 소나무에 내린 눈이 떨어지기 전이었다면 하는 아쉬움...
▲ 서운암 근처의 계곡
▲ 서운암 경내
▲ 통도사 금강계단(부처님 진신사리 탑)
▲ 서운암 대장경판전
▲ 통도사 반월교 위의 눈을 치우고 있는 모습
▲ 통도사에서 점심 공양을 마치고 나오니 햇살이 나왔다.
다시 서운암으로 올라갔다. 그 사이 눈이 많이 녹았다.
2012. 12. 30. 통도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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