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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영양 조지훈 문학길 본문
깨끗한 자연 속에서 피어난 시인의 삶
영양전통시장~노루목재~금촌산길~영양향교~조지훈문학관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중략)/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조지훈 시인의 대표작 <승무>의 일부 구절이다.
승무를 추는 여승의 자태를 글로 묘사하며 삶의 번뇌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회화적으로 노래한 시로 해석된다.
시를 조용히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춤사위를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어 조지훈 시인의 필력(筆力)이 절절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그 시인의 고향이 경상북도 영양이다.
그리고 시 구절 중에 언급된 '외씨보선'이라는 단어가 청송-영양-봉화-영월을 연결하는 길 이름을 외씨버선길로 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즉 외씨버선길의 본류는 영양에서 비롯되었다 말할 수 있다.
그러니 영양 구간의 외씨버선길을 선택함에 있어 6코스인 조지훈 문학길을 걸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영양은 인근의 청송ㆍ봉화 등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오지로 알려진 곳이다.
그만큼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어 '자연 속의 힐링 캠프'로 불리며, 영양 외씨버선길은 '자연 치유의 길'을 테마로 잡고 있다.
또한 영양군에는 길 복원을 주도한 (사)경북북부연구소가 있어 외씨버선길의 어머니와 같은 지역이기도 하다.
↑ 조지훈 문학길은 특별한 볼거리는 없이 숲길과 마을길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읍내에서 시작하는 편리한 코스
조지훈 문학길은 영양군 보건소와 인접한 영양전통시장에서 시작한다.
전통시장의 입구 맞은편 자그마한 공간에 외씨버선길을 홍보하는 영양객주가 위치해 있어 출발 전에 관련 자료를 받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아는 사람들은 알 듯 영양은 고추가 유명한 곳이다. 고랭지역에 속해있어 여름에 서늘하고 일교차가 커서 두꺼우면서도 맵고 달달한 고추가 재배되는 덕분이다. 그래서 영양장터에는 고추방앗간이 많고, 고추 외에도 다양한 계절 작물들이 많아 부산한 시골 장터의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조지훈 문학길을 걸으려면 먼저 먹을거리를 준비해두어야 한다.
영양전통시장을 출발한 이후에는 약 9km를 걸어 일월면사무소 근방으로 가기 전까지 음식 및 식수를 구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걷는 속도를 계산하여 오전 일찍 출발해 일월면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맞추든지, 영양장터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준비해 가든지
결정을 하고 길을 떠나는 것이 좋다.
그도 아니면 조지훈 문학길이 13.7km로 그리 길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두고 영양읍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방면으로 길이 있는 읍내에서 시작하는 만큼 출발부터 외씨버선길 이정표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영양군 보건소를 등진 방향으로 영양전통시장을 통과해 일단 차도에 이르기만 하면 된다.
차도를 만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인도를 따라 걸으면 조지훈 문학길로 연결된다. 몇 분 걷지 않은 지점부터 이미 시가지 외곽의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건물이라고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좌우로 보이는 건 산 능선과 밭들의 전경이다.
길을 걸으며 오른쪽 멀리 보이는 산을 보면 정상 지점 바로 아래 '자연보호'라는 글씨가 크게 새겨진 것을 볼 수 있다.
영양읍에서 가까운 산행 코스로, 사람들이 이름을 부를 것도 없이 "자연보호 가자"고 말하며 가볍게 찾는 곳이라 한다.
그런 주변 경치를 보며 걷다가 왼쪽으로 이정표가 나타나면 읍을 완전히 벗어나 산길로 접어든다.
↑ 영양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이 남아있어 읍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의 길부터 깊은 산골 분위기를 풍긴다.
작은 언덕 같은 산길을 가볍게 넘어가면 광활한 평원이 펼쳐지는 장소가 나온다. 삼지연꽃테마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영양객주를 지키는 이옥랑 길해설사의 말에 따르면 아주 옛날 이 지역은 큰물이 흐르던 곳인데 어느 때에 물이 싹 빠지며 연못 3개만 남아 삼지리라는
명칭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건립 중인 삼지연꽃테마단지는 교통의 오지이자 관광의 오지인 영양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다.
일월산 자생화공원 등과 함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외씨버선길 코스를 이곳으로 잡은 것도 길과 관광지를 함께 알리기 위함이다.
현재는 아직 볼거리가 없지만 테마단지가 완공되면 조지훈 문학길을 걸으며 즐길 거리가 생겨날 전망이다.
삼지리의 너른 평원을 가로질러 길을 만나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하다가 이정표를 만나 오른쪽 산길로 접어든다.
노루목재로 오르는 길이다. 전국에 노루목재라 이름 붙여진 곳은 대부분 노루목처럼 길게 늘어진 모양새를 보고 명명한 것이다.
이 사실에 근거하듯 영양의 노루목재도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며 천천히 올라간다.
지난 여름 수해의 자국인 듯 길이 무너진 곳도 눈에 띄지만, 대체로 그늘진 숲길로 이어지며 노루목재에 도달한다.
내려서는 길도 유순한 경사를 그리며 내려가 걷는 이를 상원논두들마을로 인도한다.
↑ 늦가을에 들어서면서 누런 빛깔만 남은 장군천변의 갈대가 위풍당당하게 몸을 세우고 있다.
마을길과 산길이 번갈아 이어지다
논두들마을에서 이정표를 따라 길을 진행하면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변천을 건너기 위해 상원3리마을회관 인근까지 걸어가서 다리를 건넌 후 노루목재
출구에서 걸은 만큼의 거리를 걸어야한다.
쉽게 말해 노루목재 출구에서 건너보이는 맞은편으로 가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하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길을 연결하느라 코스를 빙 돌렸지만 딱히 볼거리가 없는 마을길이라 반드시 걸어야하는 구간은 아니다.
그래서 길 복원 이후 반변천에 징검다리를 놓아 지름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누군가가 징검다리를 못 건너도록 돌을 치웠다고 한다.
이는 마을 사람들이나 땅주인과의 협의를 거쳐 해결을 해야할 듯싶다.
그 합의점이 찾아지기 전까지는 애초 만들었던 길을 따라 상원3리마을회관을 지나는 구간을 걸어야 한다.
반변천을 따라 조금은 긴 길을 걷고 나면 금촌산길 입구에 도착한다.
마을회관에서 걸어오는 동안 정면으로 웅장하게 곧추선 암벽을 볼 수 있는데, 이름이 척금대다.
이곳은 숙종 18년(1692)에 현감 정석교가 이곳에서 시회를 열었을 때 척금대라 이름 붙여졌다 전해진다.
지금도 척금대에 올라 주위를 바라보면 반변천 물이 반월형 석벽을 끼고 유유히 흐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외씨버선길 구간에서는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이 고작이지만, 금촌산길 입구에서 보이는 척금대의 모습은 거의 수직으로 치솟은 것으로 보여 암벽을
즐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입맛이 다셔질 법도 하다.
그러나 길해설사의 말에 따르면 어떤 이유가 있는 듯 척금대를 등반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금촌산길은 곡강리산길이라고도 칭한다. 약 2km 구간으로 수비면 쪽에서 영양읍으로 학생들이 통학하던 길이라 한다.
굽은 강이라는 뜻의 곡강(曲江)은 마을의 생김새가 돛단배 모양이라 우물을 파면 안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외에도 국내에 이런 지형이 몇몇 있는데, 배 모양의 지형에 우물을 파면 배 밑바닥을 뚫는 것과 마찬가지라 배가 파선(마을에 흉조가 듦)되지 않기 위해
우물 파기를 금하는 것이다.
↑ 영양향교를 지나며 옛 모습이 남은 낮은 돌담을 지닌 마을길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금촌산길은 노루목재를 넘던 길보다 식생이 다양해 더욱 푸근한 산길 느낌을 준다.
다만 코스를 이어갈수록 길이 좁아진다는 점과 멧돼지의 흔적이 자주 눈에 띄어 몸과 마음이 아주 편하지만은 않다.
금촌산길을 빠져나오면 곡강리 마을에 들어선다. 이 마을은 고추밭 외에는 주로 논농사를 짓는지 늦가을 추수가 더딘 황금벌판이 남아있었다.
일손이 부족해 추수가 늦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겨울농사를 준비하는 낌새도 보이지 않는다.
궁금하여 이옥랑 해설사에게 농민들이 겨울에는 무얼 하는지 물어보자 "그냥 쉬어요"라는 짤막한 답변이 돌아온다.
영양은 겨울농사를 지을 환경이 되지 않는가보다. 이곳 농민들의 삶이 녹록치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덕분에 영양의 외씨버선길이 수월하게 복원된
면도 있다.
코스를 확정하며 길을 정비할 때 용역업체를 고용하지 않고 각 마을 주민들에게 품팔이를 주었던 것.
그들은 자기네 터전의 발전을 위해 그들의 마을길을 자기 손으로 정비했던 것이다.
곡강교를 건너 곡강리 마을을 빠져나오면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하천과 산 능선 사이에 자리 잡은 좁은 도로로 안전에 무척 유의해야 하는 구간이다.
도로 옆의 하천 쪽으로 발디딜 공간은 있지만, 흙이 무른 탓인지 걸음걸이가 힘들어 도로를 오가며 조금 어려운 진행을 이어야한다.
위험한 구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일월면 언저리에 이르면 갓길 공간이 넓어지며 그런대로 걸을만한 길이 된다.
일월삼거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곧 일월면사무소가 보인다. 이곳에서 화장실 및 식수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길 이름의 시작이자 코스의 종착지 주실마을
일월면사무소를 지나면 도로를 따라 직진하다가 이정표를 보고 영양향교 방면으로 향한다.
영양향교는 도계리 북동쪽에서 탕건봉을 의지하고 장군들을 바라보는 완만한 경사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을 볼 수 있다.
1677년에 창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중수와 개축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하는데, 여타 향교들과 비슷하게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어 겉모습만 훑고 지나가는 일이 고작이다. 향교를 지나 코스를 따라가면 이내 장군천을 만나고, 키 낮은 담장이 남아있는 소박한 마을을 지난다.
그리고 조지훈문학관으로 가는 우회로분기점이 있는 이곡교에 이른다.
↑ 일월면사무소를 지나 마주하게 되는 영양향교의 모습
원래 코스는 이곡교를 건너지 않고 장군천변의 갈대밭을 따라 가는 것이다.
이곡교를 건너게 되면 부득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로 옆을 걸어야하는 불편이 생긴다.
그럼에도 우회로를 만들어 놓은 이유는 비가 많이 오는 등의 이유로 수로가 범람하면 갈대밭 안쪽으로 갈수록 물이 차올라 걸을 수 없기 때문이란다.
장마철이나 기상 이변 시에는 꼭 체크해두어야 할 정보다.
수량이 적은 계절에는 아무 걱정 없이 갈대밭을 따라 걸으면 된다. 장군천의 모습은 보기 힘들 정도로 갈대밭이 무성하다.
초반에는 둑방길이 이어져 걸음을 옮기기 편하지만 이어갈수록 점점 길이 좁아져 작은 수로 옆의 좁은 길을 따라 걷게 된다.
어느덧 장군천의 모습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고 오로지 숲과 길만 바라보며 발걸음을 디딘다.
이 구간은 특별난 볼거리는 없지만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길 한편으로 양봉을 하는 흔적들과 흑염소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특히 흑염소들은 나무에 매어 있거나 방목되어 돌아다니는데, 인적을 느끼고 놀라
주변 수풀에서 요동을 치는 상황이 허다하게 발생하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 서로 놀라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약 1~2km에 이르는 장군천수로를 빠져나오면 이정표를 만난다. 조지훈문학관이 있는 주실마을과 영양연결구간이 나뉘는 갈림길이다.
영양연결구간은 이곳부터 외씨버선길 7코스 시작점인 일월산 자생화공원까지 연결하는 코스다.
현재도 걸을 수 있게 해놓았지만 내년 봄까지 더 정비하여 걷기 좋은 길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 지훈문학관
6코스 조지훈 문학길을 마무리하기 위해 주실마을로 향한다. 잠시 도로를 걷는 구간을 지나면 숲으로 싸여있는 주실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주실마을 입구의 숲은 마을을 지키며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숲으로 일컬어진다.
한양 조씨 집성촌인 주실마을에서는 100여 년전 마을 입구의 숲에 소나무를 심었고, 이후에도 숲을 마을의 한 부분으로 발전시켜왔다.
마을 입구의 나무들은 마을을 지켜주는 역할을 했고, 사람들은 숲을 지켜주며 지금까지도 더불어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2008년 제9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숲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면 기와집들이 늘어선 주실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지훈 생가, 지훈시공원, 지훈문학관 등 조지훈 시인과 관련된 건물이 있는 곳으로 이야기되지만, 이 모든 것이 한양 조씨 일가에서 공간을 내어주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주실마을을 끝으로 조지훈 문학길은 마무리된다.
남은 일은 마을 안을 둘러보며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삶과 정신을 훑으며 길의 여운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구간 거리가 적당했던 덕분에 1~2시간 정도 여유롭게 주실마을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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