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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스크랩] 중국 여행자 필수 10계명 그리고 안전수칙 5가지 본문
여행이 끝나고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일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 맛있게 먹은 오리지널 현지음식? 수천 년에 걸쳐 내려온 찬란한 문화유적? 경험에 비춰보건 데, 눈과 입과 촉감을 통한 경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그보다 정말 중요한 건 진심이 듬뿍 담긴 마음과 마음의 교감이다. 이방인을 경계하지 않고 마음을 활짝 열어준 현지 사람들. 그들로 인해 여행에 대한 추억도 180°로 달라지곤 한다. 때로는 변변한 볼거리가 없는 곳이 내게는 최고의 여행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세계자연, 문화유산이 넘쳐나는 유명 관광지도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따라 최악의 여행지로 머릿속에 각인되어 버린다.
1. 나라티 초원에서 하자커족 어린 마부와 함께 2. 투루판을 함께 여행한 일본인들
3. 사천성 루딩 시장에서 4. 구채구에서 함께한 중국인 친구들
그래서 여행에서는 가능하다면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봐야 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좋다. 수천 마디를 대신해서 표현할 수 있는 진실한 마음과 열정만 있으면 바디랭귀지로 충분하다.
여기서 잠깐. 좋은 사람들을 만나려면 먼저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정말 쉽지 않은가? 아직도 전혀 감이 안 온다고? 막연히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너무 뜬 구름 잡기라고? 그래서 준비했다. 뚱딴지 부부가 부르짖는 '중국여행 십계명'
여행기 말미에나 어울릴 법한 '중국여행 십계명'을 이제 막 여행기를 시작하려는 마당에 미리 펼쳐 보이는 건, 내일이든 모레든 중국으로 떠날 여행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어서다. 중국으로 떠날 여러분들이 좀 더 중국의 진면목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더불어 여러분을 만난 중국인들이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기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부부가 1년 간 중국을 여행하면서 채득한 중국여행 노하우를 공개한다.
흔히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이야기한다. 다소 강제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이 비유보다 딴지여사는 '여행자라면 마르코폴로가 되어라'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마르코폴로는 자신의 문화와 타 문화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아는 진정한 여행자의 눈'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도 마르코폴로처럼 중국을 있는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다.
문이 없는 중국 화장실을 보고 중국의 문화를 엽기 문화로 폄하하기 이전에, 어떻게 그런 개방적인 문화가 생겨났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타문화를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신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야외침대'
과연 가장 위대한 문자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뿐 일까? 아직도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것에 우월감을 느끼는가? 중국인은 영어를 정말 못 한다고? 중국 사람들 한 달 월급이 우리나라 돈 10만원도 안 된다며? 20세기의 중국을 21세기에도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
어설픈 민족주의와 국수주의 또한 금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있는 척 주의이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더 많은 6천 500만 명의 절대빈곤층(1년 수입 450원 미만: 한화 약 7만원)이 있는 것도 중국이요. 또 그 인구만큼이나 부유층과 해외 석, 박사 학위 취득자를 가지고 있는 것도 중국이다.
左) 랑덕의 묘족여인
右) 항주의 고급 상점
우리부부의 1년 여행은 '카메라 렌즈로 바라본 중국'이다. 정말 사진을 많이 찍었다. 하지만 사진을 너무 열심히 찍다 보니, 정작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없었다. 여행 초기 부부 싸움의 동기는 항상 사진이었다. MR.뚱이 너무 열성적으로 사진만 찍어서.
그래서 다음 번에 우리 부부가 여행을 간다면, 그때는 사진기를 가져가지 말자고 남편과 다짐하기도 했다. 돌아와서 아름다운 풍경을 기억하지 못할지언정, 잠시라도 있는 그대로 자연을 눈에 담고,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하기로 했다.
2002년 천진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친구들과 35일 간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낙양을 시작으로 정주, 소림사, 란주, 샤허, 돈황, 가욕관, 트루판, 카슈가르, 우루무치, 북경, 내몽고에 이르기까지. 그 여행이 끝난 후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악성 치질이었다. 그 여행을 마친 후 한 달간 월남치마를 입고 학교에 다녀야 했다. 유학생 사이에서 딴지여사를 모르면 간첩이었다. 빛나는 미모 때문이 아니라, 어그적 어그적 걸음걸이와 월남치마 때문에. 그 속에 감춰진 주먹만한 치질 때문에.
중국은 우리 대한민국 면적의 98배나 된다. 자치구를 제외하고도 22개의 성이 있다(대만 제외). 한 성을 여행하려면 적어도 한 달이 필요하다. 중국을 볼만큼 봤다고 자부하려면 2년이 걸린다는 이야기이다. 여러분도 치질 걸리고 싶은가? 아니라면 제발 천천히 다니시길.
새벽녘에, 해질녘에 도시의 중심 광장에는 꼭 나가보자. 중국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다 함께 태극권을 연습하기도 하고, 조깅으로 체력을 단련하기도 하고, 합창을 하거나 지루박을 추는 사람들 등 다양한 중국인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대도시이든, 소도시이든 어느 곳에나 있는 인민광장은 뚱딴지 부부가 꼭 추천하는 곳이다. 천안문 광장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중국의 모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여행의 필수코스 - 중심광장, 인민광장.
려강의 중심광장
좌) 청도의 5.4 광장
우) 단동의 압록강변 광장
중국어를 몰라서 지도는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현지에서 구입한 지도 한 장이면 웬만한 여행책자가 부럽지 않다. 물론 중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도를 처음 볼 때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어로 쓰인 여행책자 속 미니 지도를 참조해서 중국어로 쓰인 대형지도를 파악하면 어렵지 않다. 지도에는 주변의 호텔, 버스 노선, 유명한 음식점까지 상세히 표기되어 있다. 여행의 후반에 이르러서 우리부부는 여행책자보다 지도를 더 유용하게 사용했다. 여러분도 한 번 시도 해보시길.
그리고 서점을 가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 지역서점만으로도 한 도시의 생활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국영 서점인 신화 서점을 가보면 책을 사러 온 손님이 많은 도시 일수록 도시의 생활수준도 높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일반적인 신화서점의 간판
사천성 강정의 신화서점
신장 카슈카르의 신화서점
항상 도미토리만 찾아다니는 여행, 고생이 여행의 가장 커다란 추억이라는 생각을 버리시길. 외국인이 찾아다니는 도미토리에서는 중국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모두가 국적이 다른 여행객들뿐이다.
중국은 빈부의 격차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커다란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대외무역 관계만 따져도 중국과의 교역량은 이미 미국과의 교역량을 훌쩍 넘어섰다. 지금 중국과 전혀 관계없는 학과, 직업을 가졌다고 해도 10년 뒤에는 본인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5성급 호텔에는 4성급 호텔과 다른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잠을 자기 위해서, 관광을 하기 위해서 5성급에 머무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비즈니스를 위해 최고급 호텔에 머물고 있다.
거리에서 버스에서, 기차에서 중국의 서민의 문화를 엿보았다면, 5성급 호텔에서 중국 상류 문화를 체험해 보시길. 하룻밤 숙박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되신다면 본인을 위해 과감히 투자해 보자. 아직 학생이라 여력이 되지 않는 다면 커피 한 잔을,아직 그럴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 분은 호텔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로비에 앉아 30분쯤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좋다. (단, 고급호텔의 경우 복장이 불량하면 호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참조하시길.)
1. 4성급 호텔 디럭스룸의 거실 2. 청도 5성 호텔
3. 민박집의 식사 4. 유스호스텔 입구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중국요리. 느끼한 것이 싫어도 제대로 한 번 그 느끼함에 풍덩 빠져 보자. 중국에서 맛보는 어설픈 솜씨의 한국요리보다 중국요리가 훨씬 맛있다. 인원이 4-5명이라면 한 번 정도는 풀코스로 즐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여행은 혼자 떠나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뚱딴지부부는 2~3명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 좋다고 생각한다. 평생 친구로 삼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와, 부부가 함께 할 시간이 있다면 함께 떠나라는 주의이다.
말 설고 낯선 환경과 낯선 음식 앞에서 원초적인 본인의 모습을 마주하고 나면 스스로도 부끄럽다. 그런 모습을 친구가, 남편이, 아내가 본다면 실망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원초적인 모습을 서로 이해하고 보듬고 나면 평생 동지가 되고, 평생을 함께할 벗이 될 수 있다.
여행 6개월 째
부부싸움은 사라지고 비로소 동지가 된 기념으로 산 팔찌
중국은 땅덩이가 큰 만큼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때문에 이동하는 차 안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하다. 그 시간만큼은 혼자 사색하고 즐기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사천성 따오청으로 가는 길, 그리고 잠깐의 휴식
동양 문화권, 유교문화권, 불교문화권이라고 해서 중국이 우리와 비슷할 거라 생각하면 중국여행은 머릿속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귀찮게 구는 삐기도 많고,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도 많이 듣게 됩니다. 그때마다 싸운다면? 그때마다 그들을 가르치려 든다면?
여행이 피곤해진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본인의 마음의 평화를 깨는 일을 하지 말자. 한 달 내내 싸움닭이 되어 돌아다니지 마시고, 해탈승의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아량을 가져보자.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가는 건 아직 위험하지요?" 여행사에 근무할 때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이다.여러분도 '중국 배낭여행은 아직 시기상조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중국이 우리와 다른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생긴 편견은 아닐까? 그렇다고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돌아다녀도 안전하다는 이야기 절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편견은 이제 쓰레기통에 버려도 좋다. 아래 몇 가지 수칙만 잘 지키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4자 성어를 늘 기억하자. 중국인의 사교성은 대단하다. 기차를 타고 20시간 이상 가다 보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절실히 실감난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 마치 십 년 지기 친구들이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떠는 것처럼 스스럼없이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펑요'라고 부르는 중국 사람은 없다. 그런 중국 사람은 사기꾼, 장사꾼, 삐끼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리고 길만 물었는데 무조건 본인이 데려다 주겠다고 따라나서는 사람, 필요 없다고 하여도 막무가내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대부분 도착하면 돈 달라고 한다. 낯선 곳에서는 길 물었을 때, 과잉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조심하자.
중국 기차여행에서 먹거리는 필수다. 라면과 빵, 과일, 음료를 충분하게 미리준비하자. 중국 사람들 기차 안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할지라도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 중국 사람도 하지 않는 것은 우리도 하지 말아야 안전하다.
중국 사람들은 호기심이 많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이목이 집중되곤 한다. 때문에 말이 조금 통한다 싶으면 억지를 부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모르는 말에는 꼭 모른다고 대답하자. 대충 긍정적인 대답을 둘러댔다가는 100% 당하기 쉽다.
(특히 사우나, 발마사지 숍, 인력거 등에서 바가지 쓰기 쉽다.)
지나친 술은 문제를 유발한다. 야시장은 한 번 구경하면 되는 곳이지 매일 밤 도장을 찍어야 하는 곳이 아니다. 특히 소도시에서는 8시 전에 저녁식사를 마치지 않은 경우, 배를 굶주리며 잠을 청해야 하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특히, 동북 3성)
파란 불이 들어왔다고 무심코 건너지 마시길. 8차선 도로 한 가운데 경찰이 서 있다고 안심하지 마시길. 중국은 아직까지 교통질서를 지키는 도시보다 안 지키는 도시가 훨씬 많다. 자동차 운전을 마치 자전거 몰 듯 한다. 늘 자신의 안전에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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