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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료종합

철새탐조여행지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2. 11. 22. 22:02

 

 

 

↑ [조선일보]금강 하구에 날아든 철새들을 관찰하기 좋은 철새조망대.

 

 

 

↑ [조선일보](왼쪽)가창오리 /쇠기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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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금강 하구에 날아든 겨울철새들이 서해안의 붉은 낙조를 배경으로 하늘을 가득 메우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떼지어 날아 오르는 철새들의 군무(群舞)는 어느 지휘자도 연출할 수 없는 자연의 교향곡이다.

 

 

11월 말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 항구도시 전북 군산은 금강 하구에 날아든 철새로 활기를 찾는다. 새들은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을 수놓고, 철새를 찾아온 여행객은 항구의 비릿한 바닷내에 취한다. 군산은 항구다. 거친 산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해안 도시. 계룡산에서 흘러내린 금강이 대지를 적시며 바다로 흘러든다. 바닷가 항구에는 안식처를 찾아든 크고 작은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숨을 고른다.

금강을 막아 만든 하굿둑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든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틀었다. 풍성한 수확을 끝낸 강 옆의 깨끗한 들판은 새들의 휴식처이자 먹이 제공 장소로 새들에게 둥지를 내준다. 1990년 금강하굿둑이 완성되면서 만들어진 이 일대 넓은 담수호에는 청둥오리를 비롯한 오리, 고니, 기러기, 괭이갈매기 등 매년 40여 종, 50만 마리 이상의 겨울 철새가 날아든다.

◇금강 뒤덮는 철새의 군무


겨울 군산의 백미는 금강 하구에 모여든 철새의 날갯짓이다. 파란 하늘을 수놓는 철새의 군무(群舞)는 겨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아침·저녁으로 띠를 이루며 떼로 날아오르는 철새의 대형은 어떤 화가도 흉내 낼 수 없는 진경산수화요, 천지를 뒤덮을 듯한 날갯짓은 어떤 지휘자도 연출할 수 없는 자연의 교향곡이다.

가창오리와 쇠기러기 등은 날씨가 더 추워지는 11월 말쯤이면 금강 하구로 이동해 온다. 금강하구 주변은 충남 서천 신성리와 더불어 영화 'JSA' 촬영지로도 사용될 만큼 빼어난 절경에 눈이 즐거워지는 곳이다. 이런 갈대밭과 군산시 나포면에 펼쳐진 드넓은 농경지는 새들에게도 이롭다. 금강호를 찾은 철새들에게 은신처가 될 뿐 아니라 먹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서해안의 붉은 낙조를 보고 있자니 금강호 위에 앉아 있던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떼가 하나 둘 비상하기 시작한다. 느닷없는 낯선 광경에 몸은 마비되고 눈동자만 그 모양을 따라 정신없이 움직인다. 군무는 계속되지만 30여 분에 걸친 짧은 낙조는 어느새 바다 뒤로 숨는다. 하늘과 물과 새가 만들어낸 최고 예술의 감흥은 쉬이 식지 않는다. 철새 떼가 하늘을 뒤덮는 명장면을 보기 위해 매년 늦가을부터 많은 사람이 금강 하구를 찾는다.

하굿둑 인근의 전망대가 탐조(探鳥) 포인트. 우리나라 철새 도래지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다.

금강호의 철새 관찰은 금강하굿둑 근처 철새조망대에서 시작한다. 금강 철새조망대는 금강하굿둑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산자락에 지하 1층, 지상 11층 규모로 세워졌다. 가창오리의 군무를 비롯해 철새들의 날갯짓은 통유리가 설치된 11층 조망대에서 볼 수 있다. 해 질 녘 금강의 금빛 물살을 차고 날아오르는 가창오리 떼의 군무는 가히 감동적이다.

철새신체탐험관은 가창오리의 모습을 본떠 외형을 꾸몄다. 거대한 가창오리 모형 안으로 들어가 새들의 소화·호흡기관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철새에게 근접해 관찰할 수 있는 탐조회랑, 수족관과 곤충 디오라마관 등 다양한 시설이 운영된다. 철새조망대에 새로 선보이는 알 모양의 건물도 눈여겨볼 만하다. 알에서부터 새의 부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는 관찰관이다.

◇해질 무렵이 관찰 적기


군산 세계철새축제가 21~25일 금강 철새조망대를 비롯한 금강호 일원에서 펼쳐진다. 주최 측인 군산시는 부화체험, 탐조투어 등 현장에서 직접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투어를 대폭 늘렸다. 군산시와 새만금 지역을 도는 관광 노선도 신설됐다. 아마추어 금강호 사진촬영대회 등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의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전망대에서 나오면 금강 하굿둑으로 간다. 전망대에서 충남 강경 방면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강을 따라 쌓은 제방이 나온다. 이곳은 가창오리 조망 포인트다. 제방은 차로 이동할 수 없고,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지만 수면 위를 까맣게 물들인 가창오리 무리를 가까이서 발견할 수 있다.

탐조여행의 적기는 주로 해질 무렵이다. 낮 시간대에는 군산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좋다. 여행객 눈에 항구를 품은 군산은 여유롭고 평화로운 고장이다. 허나 그 이면을 한 꺼풀 들춰보면 일제 강점기 암울했던 시절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슬픈 항구다. 일제에 의해 발전하고, 일제의 문화가 잔존하는 도시. 옛 항구를 중심으로 1930년대 모습이 남아 있고, 월명동 일대에는 당시 지어진 일본식 가옥이 세월의 흐름에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군산의 항구를 걸으며 옛 정취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터. 철새 떼의 화려함과 항구의 쓸쓸함이 공존하는 군산을 겨울 초입에 찾으면 많은 여운을 마음에 품을 수 있다.

철새 탐조노하우&명소


새를 잘 구별하기 위해 '철새도감' 한 권쯤 가져가는 게 좋다. 철새는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30m 정도를 유지하고 망원경으로 관찰해야 한다.

▨고성 화진포

: 화진포는 울창한 소나무숲에 천연기념물 고니 등 겨울철새가 날아와 화진포 호수 주변이 장관을 이룬다. 겨울바다와 철새를 보기 위해 많은 여행객이 찾고 통일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해남 고천암

: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전남 해남의 갈대밭이다. 고천암호에는 14㎞ 둘레를 따라 갈대가 서식하고,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3㎞ 갈대밭은 규모만도 50만 평에 이른다. 겨울마다 고천암 갈대밭에는 먹황새, 독수리 등 희귀 조류와 가창오리가 군무를 연출한다.

▨순천 순천만

: 순천시를 중심으로 동쪽 여수반도와 서쪽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순천만도 대표적인 갈대와 철새 여행지. 순천만의 개펄 앞부분까지 전개되는 갈대 군락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10월 중순부터 갈대꽃이 절정에 이르면 시베리아에서 찾아든 가창오리와 쇠기러기가 호수를 새까맣게 뒤덮는 장관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