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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열차타고 단풍여행 본문
단풍 나들이에도 등급이 있다. 고리타분하고 식상한 단풍 요리에 질리셨다면 이 레시피(요리법)는 어떨까.
메인 요리는 추억과 낭만의 대표주자 기차다. 여기에 곁들어지는 양념이 단풍이다. 단풍도 그냥 단풍이 아니다.
한우로 치면 최상등급 낙엽살 만큼이나 부드럽다는 내장산의 홍엽(紅葉)이다. 여기에 가을 바람 소스를 톡톡 버무린다.
메인 요리도 입맛대로다. KTX타고 당일치기부터 1박2일까지 일정을 골라잡으면 된다.
당일치기 내장산 단풍 터널
이 가을 기어이 단풍 나들이 한 곳 다녀와야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면 이 코스가 딱이다. KTX를 타고 떠나는 내장산 당일치기 코스다.
내장산 하고도 단풍 터널, 여기에 단풍 터널의 낙엽 만큼이나 '마블링'이 촘촘히 박힌 낙엽살(부채살)이 일품인 산외한우마을까지 찍고 온다.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멀티 여행이다.
내장산은 단풍계 '가을의 전설'이다. 작년 한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 검색 건수에서도 총 2150만건 중 28만건 검색되면서 설악산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저력이 있다.
일정은 이렇다. 출발은 오전 7시 50분 용산역. 잠깐 눈을 붙이고 깨면 10시 14분 정읍역이다. 당일치기니 당연히 쉴 틈이 없다.
곧바로 내장산으로 이동. 질리도록 내장산의 단풍을 만끽한다.
단풍 속살을 즐기는 다양한 등산 코스도 만들어져 있다. 가벼운 산보 코스는 108그루의 단풍 터널 걷기가 강추.
제대로 된 등반을 원한다면 일주문에서 벽련암과 서래봉을 지나 내장사를 트래킹할 수 있는 서래봉 코스가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 눈의 황홀경이 끝나면 맛의 황홀경에 빠질 차례다. 포인트는 정읍 산외한우마을. 이곳은 영월 다하누촌과 더불어
국내에서 한우를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한우촌으로 꼽힌다. 고기를 먹는 방식도 재밌다.
죽 늘어선 정육점에서 마음에 드는 한우 부위를 골라 고기를 먼저 산 뒤 옆 식당으로 이동해 야채 값만 지불하고 구워먹으면 된다.
보물산 내장산과 궁극의 맛 산외한우마을 일정을 마무리하고 정읍역으로 용산행 KTX에 오르면 끝.
짧고 굵은 내장산 단풍 일정이 아쉬운 여운으로 길게 남는다.
아, 잊을 뻔 했다. 수준이 있으셔셔 좀 더 편한 단풍 여행을 바라는 독자들. 당연히 맞춤 코스가 있다.
'내장산 KTX 특실' 여행 상품이다.이 코스는 KTX 특실을 이용해 정읍역까지 이동한다. 식사도 명품이다. 점심은 맛의 고장 전라도의 산채정식.
3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 남도밥상을 푸짐하게 즐긴다. 저녁 코스는 당연히 한우마을 최고급 품질의 구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피아골 단풍에 레일 바이크까지
1박2일 코스는 제법 다이내믹하다. KTX를 타고 떠나는 내장산 단풍여행에 남도의 멋스러움이 더했다.
남도의 단풍이 총출동하는 알찬 코스다.
첫째 날은 내장산 단풍 구경. 7시 50분경 KTX로 용산역을 출발해 10시 14분경 정읍역에 도착한 뒤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이동한다.
일정은 당일치기 코스과 거의 유사하다. 국내 대표 단풍구간인 서래봉코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내장사까지 오르는 전망대 코스가 강추.
다음 코스는 순천 선암사다. 천태종을 널리 전파한 호남중심사찰 선암사는 천년 고찰 조계산 최고의 단풍 관광지다.
드라마 무사 백동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선암사에서 가을 사찰의 절경을 감상한 뒤 숙소로 이동하면 첫날 일정은 끝이다.
둘째 날은 '삼홍'으로 유명한 지리산 피아골로 향한다. 삼홍이 품은 뜻은 이렇다. 단풍으로 산이 붉게 물드니 산홍이고,
그산이 물에 비쳐 붉으니 수홍이며, 그 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얼굴 또한 붉으니 인홍이라. 피아골 단풍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담고 있는 용어다.
지리산 피아골은 경치가 빼어난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의 아름다운 계곡으로 가을에 붉게 물드는 단풍이 특히 유명하다.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 10경에도 들어갈 정도. 연주담에서 삼홍소까지가 단풍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지리산 피아골 단풍을 감상한 뒤 향하는 곳은 아날로그의 메카 전남 '곡성'. 섬진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참게 메기탕으로 배를 채운 뒤
바로 섬진강의 명물 '레일바이크'에 오른다. 섬진강 레일바이크는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약 5.1㎞의 구간을 지난다.
가을 섬진강변 바람을 실컷 맞고 용산역에 닿으면 밤이다.
※자료제공=코레일관광개발 [신익수 여행ㆍ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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