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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감동채널

ㅁ내 남자의 3대 판타지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2. 9. 24. 17:40

여기 한 종족이 있다. 이 무리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며, 대장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고, 동료들과 과도한 감정을 나눈다.

 이 종족은 바로 < 리빙센스 > 독자들이 가장 궁금하다고 답한 '남자'다. 여자의 관점에서 남자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종족이다.

그들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남자들에게 물었더니 3가지 공통 판타지가 나왔다.

첫사랑, 영웅심리 그리고 의리. 여자들이 과연 남자들의 판타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억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 마음 편할 듯하다.

그러니 이 종족에 대한 분노는 마음 한쪽에 접어두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이 글을 읽어라.

내 남자도 그 무리에 속할 테니. 지금 이 순간 남자들의 진짜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여성 필독 페이지.

 

1 FANTASY |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

처음 좋아하거나 처음 사귀었다고 해서 무조건 '첫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처음으로 열정을 쏟고 사랑하고 아파했던 사랑을 우리는 첫사랑이라 부른다. 첫사랑의 결혼 소식에 남자는 왠지 슬퍼지고,

첫사랑이 이혼이라도 하면 기분이 묘하다. 마지막 사랑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자는 내 남자 앞에 첫사랑이 나타날까 봐

불안하기 짝이 없다. "여자는 첫사랑을 기억에 남기고 남자는 첫사랑을 가슴에 남긴다"는 말이 사실일까?

"생각했을 때 기분 좋은 것은 첫사랑이 아니다. 가슴을 후벼 파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 기억나는 것이 첫사랑이다.

첫사랑은 기억나는 게 아니고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것. 첫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김제동

남자는 정말 첫사랑을 못 잊나요?

re= 여자가 있어도 종종 생각난다.

re= 잊고 살지만 아주 소중한 추억이다.

re= 잊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

re= 모든 남자는 짝사랑이든 뭐든 모든 사랑을 완전히는 못 잊는다. 그저 다음 사랑으로 덮어갈 뿐.

re= 눈을 감는 순간까지 생생히 기억할 것 같다. 추억은 물론 그 사람의 손가락이나 발가락 모양, 점의 위치까지도.

 

첫사랑을 다시 만나고 싶은 남자 27%

"기억은 미화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오래된 기억은 특히 더하다. 다시 만나면 기쁠 것 같지만 실망할까 봐 걱정도 된다.

 이젠 둘 다 늙었으니 분명 기억 속의 그녀가 아닐 테지. 지금은 그저 어떻게 사는지, 그쪽은 어떤 감정인지 궁금한 정도다.

다시 만나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만나고 싶지 않다. 이래저래 자리도 잡지 못하고 힘든 시기니까.

다만 내가 좀 더 잘되었을 때 우연히 만나 그땐 그랬지, 라며 여유 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case1 | 첫사랑 그녀와의 하룻밤

11년 전에 만난 여자가 있다. 모든 걸 그녀와 처음 경험했다. 첫 선물, 첫 키스, 첫 잠자리….

 시간이 흘러 군대에 가게 되었는데 그녀는 나를 기다려주었다. 그런데 제대가 며칠 남지 않은 어느 날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왕 기다린 거 조금만 더 기다리지…. 그때는 제대하면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었다.

첫 여자이고, 첫사랑이고, 나를 그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은 더 이상 없을 거란 생각이 컸다.

이별 후 다른 여자들을 많이 만났지만 끝날 때마다 항상 그녀가 생각났다. 하지만 연락은 하지 못했다.

수년의 시간이 흐른 후 또 한 번의 힘든 연애가 끝났을 때 그녀에게 메일을 보냈다. 답장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답장이 왔고, 우린 다시 만났다.

근황을 물어보니 나와 헤어진 뒤 사귄 남자와 여전히 만나고 있다기에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해줬다.

종종 연락을 주고받다가 가볍게 술을 마시던 날, 그녀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관계를 안 한 지 4년이 넘고 서로 관계가 건조해졌다는 것.

나를 떠나 행복하게 살 줄 알았던 그녀가 눈물 흘리며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참 안타깝고 화가 났다.

어찌저찌 위로하고 술을 마시면서 어느 순간 10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 걸까? 손잡고 길거리를 걸었고, 키스를 했고, 감정이 이미 이성을 지배하고

난 후였다. 그렇게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나서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오는데, '미련한 년, 나 버리고 갔으면 잘살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

 죄책감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case2 | 남편의 첫사랑

 

저와 남편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저 혼자 속으로 좋아하다가, 그 사람이 다른 친구를 마음에 두고 고백했다는 걸 알고 마음을 돌렸어요.

 그런데 두 사람이 사귀다 얼마 안 가 헤어졌고, 고민 끝에 제가 그에게 고백했습니다. 거절하지 않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사람도 그때는 실연의 아픔을 저를 통해 달래고 싶었나 봅니다. 저는 그래도 좋았지만요.

물론 그렇게 시작한 관계는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남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들어가 직업 군인이 되었어요.

전해들은 얘기로는 그가 입대 하루 전에 만취해서 그 친구한테 전화해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남편에겐 제 친구가 첫사랑이었고 저와 만나는 중에도 잊지 못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남편과 다시 사귀게 되었지만 역시나 더 좋아하는 쪽은 저였죠. 헤어지자는 남편에게 혈서를 보냈고,

그 일을 계기로 결국 결혼했습니다. 지금은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는 평범한 부부예요. 솔직히 아이 낳고 살면서 소원해져서

부부 관계를 안 하고 산 지도 한참 됐어요. 이젠 남편이 다가와도 제가 귀찮아하는 면이 있었죠.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의 휴대전화 문자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어요. 그 이름을 어떻게 잊겠어요.

문자는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묻는 일상적인 내용이었지만, 남편이 먼저 연락했더라고요.

건너건너 들은 바로는 그 친구가 몇 년 전 이혼해서 지금 돌싱이래요. 남편이 요즘 왠지 들떠 보여요.

애틋하게 그 친구를 바라보던 남편이 생각나서 마음이 안 좋아요. 물론 남편은 가정을 깰 배짱은 없는 남자지만,

그래도 씁쓸하고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남편은 제가 안다는 사실을 몰라요. 모른 척하는 게 좋을까요?

첫사랑에게 어떤 남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

 

▶인생의 첫 남자

▶놓친 게 아까운 사람

▶잊지 못할 사람

▶앞으로 만날 남자의 지표 또는 기준

▶추억 속의 남자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

유머일까, 감동일까?

어느 날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한테도 첫사랑이 있었어?"

"그럼, 있었지"

"그 여자랑 손도 잡았어?"

"그럼, 잡았지"

"그 여자랑 뽀뽀도 했겠네?"

"그럼, 했지.

"그 여자 많이 사랑했어?"

"그럼, 많이 사랑했지."

"지금도 사랑해?"

"그럼, 사랑하지. 내 첫사랑인데…."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내가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럼 그 여자랑 결혼하지 왜 나랑 결혼했어?"

그러자 남편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지금 그 여자랑 살고 있잖아."

남자들이 첫사랑에 미련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사랑은 대개 어린 나이에 경험한다. 처음부터 연애 스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의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관계를 발전적으로 이끄는 것이 서투르며, 배려하는 법을 잘 모르는 시기에 첫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철이 들지 않아 치기 어리게 행동했던 기억도 남자들을 상처 입힌다. 자신이 능수능란하게 리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젖어 사는 남자들에게

이러한 특수상황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즉, 서투르지 않았다면 그때 더 잘했을 것이고 첫사랑이 이루어졌을 거라는 판타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item

영화 < 건축학개론 >

지난날의 어수룩한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면? 남자들의 첫사랑 판타지를 강하게 자극한 영화. 약혼녀 입장도 생각해보게 되는 여자 입장에선

 상당히 거슬리는 영화지만, 남자들에겐 공감지수 100. 첫사랑이 이혼녀라는 설정도 아주 적절하다.

영화 < 노트북 >

철없는 시절에 만나 나눈 순수한 사랑이 반드시 '실패'로 끝나는 것만은 아니다. 첫사랑의 해피엔딩을 꿈꾸는 영화.

 여자는 다른 남자를 만나도 남자는 첫사랑을 떠올리며 순정을 지킨다. 이런 남자 주인공에게 남자들은 쉽게 감정이 이입된다.

소설 < 이토록 뜨거운 순간 >

에단 호크의 작가 데뷔작으로 강렬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다뤘다. 남자들의 기억 속에서 모든 첫사랑은 수줍고 대담하며 유혹적이지만

 상처 입기 쉽다. 자전적인 캐릭터 윌리엄이 사랑하는 사라가 그랬듯.

추억의 노래

누구에게나 추억의 사랑 노래 하나쯤은 있다. 잊혔던 기억들도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선명하게 떠오른다.

 남자들의 발걸음을 문득 멈추게 하는 추억의 음반. 영화 < 건축학개론 > 의 주인공에겐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바로 그것.

군사 우편

괴롭히는 선임도, 맛없는 밥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정성 들여 보낸 편지 한 통. 남자들은 군복무 시절에 받은 편지를 고이 간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가 그녀의 위문편지를 간직하고 있듯 그녀도 그의 군사우편을 갖고 있을까?

 

2 FANTASY | 남자는 영웅이 되고 싶다

자신의 여자 앞에서는 당당하고 강한 남자가 되고 싶은 게 남자들의 본능이다. 불량한 남자 앞에서 재킷 단추를 풀고 손가락을 감아쥐던 남자들,

 왜 이 남자가 내 남자라고 말을 못하냐며 호기롭게 외치던 남자들…. 모두가 옛일인지 남자들이 침묵하기 시작했다. "참을 만큼 참았어,

갈 때까지 갔어"라고 말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었는지 여전히 많은 남자가 불의 앞에서 침묵한다. 슈퍼 히어로를 꿈꾼다는

그 많던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세상을 알면 영웅 심리는 사라진다 = 81%

"세계를 구원하는 영웅이 되기엔 나는 너무 나이를 먹었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영웅의 DNA라는 게 아예 없는 것 같다.

 현실 속의 나는 소심하고, 돈 벌기 바쁘고, 싸움에도 별로 소질이 없다. 혹시 큰맘 먹고 정의를 위해 주먹을 날렸다 해도 그 뒤에 이어질 고소,

 소송, 합의 등 골치 아프다. 법과 돈이 나의 영웅적 행위를 막는고 말한다면 비겁하려나. 현실은 남자에게도 무서운 곳이긴 여자와 마찬가지 아닌가. "

case1 | 섣부른 호기는 쓰라린 추억을 남긴다

대학에 입학해 술을 배우고, 담배를 피우고, '어른이 됐다. 남자다' 이런 기분으로 지낼 때였다. 술집 근처 길거리에서 교복을 입은 남학생 2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냥 지나갔어도 되는데,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못 본 척 지나쳤을 텐데, 그놈의 술 때문에 "고딩이 담배 피우면 어떡해!"라고 외쳐버렸다. 역시 고딩들은 무섭다. 짐승과 같은 눈빛으로 날 노려보며 말했다. "뭘 봐?" "안 봤어." 그러자 고등학생들이 웃으며 "죽고 싶냐?" 했고, 난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어"라고 했다. 이 말에 화가 났는지 반말 때문인지 그들이 갑자기 달려와서 내 뺨을 때렸다. 더 이상 있으면 두들겨 맞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려 빠르게 걸었다. 내 뒤통수에 대고 "너 어디 가!"라고 외치는 그들의 말에 "나 일 있어"라고 응수하며 급하게 도망쳤다. - 예능에 나와 소개했던 뮤지컬 배우 박건형 지인의 경험담.

어떤 히어로 슈트에 끌리나?

re= 스판덱스 쫄쫄이의 < 스파이더맨 >

re= < 슈퍼맨 > , < 판타스틱 4 > 등 초능력 있는 모든 영웅.

re= 남자는 돈과 힘. 세계적인 갑부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 다크나이트 브루스 웨인 배트맨.

re= 배트맨이나 핸콕처럼 아픔을 간직하고 고뇌하는 안티 히어로.

re= 초인적 영웅이 무슨 소용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 테이큰 > 의 리암 니슨 같은 강한 남자가 되고 싶다.

re= 초능력 없이도 충분히 강한 남자. 언제 어디서나 제인을 지켜주던 타잔, 007의 제임스 본드, 제이슨 본, 천재적인 두뇌와 싸움 실력까지 갖춘 셜록 홈즈.

re= 돈 없고 힘없는 약자를 구제할 수 있는 휴머니티가 가득한 영웅. 아프가니스탄에 무기를 지원 해 소련을 몰아내게 도운 찰리 윌슨, 쉰들러, 조로 같은 남자.

re= 식스팩! 남자는 몸으로 말한다. < 300 > 의 전사들처럼 남자 냄새 나는 영웅.

case2 |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보다 말 한마디가 낫다

'지하철 0호선 00녀, 00남, 00노인' 등 하루에도 몇 개씩 동영상이 올라온다. 문제는 이런 동영상을 찍는 게 대단히 의로운 일이라도 되는 양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노약자석에 젊은 사람이 앉았다고 어린 학생에게 듣도 보도 못한 거친 말을 하는 중년 남성을 휴대전화로 찍는 사람을 봤다. 참다못한 나는 "그만하시고, 내 자리에 앉으세요" 라고 말했다. 사람들 모두 쳐다보며 인상만 쓸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점점 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저씨가 중간에 수그러들어서 괜찮았지만, 예전에는 다른 사람 도와준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화살이 나한테로 쏟아져서 멱살까지 잡혀 지하철 밖으로 끌려 나가기도 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이 말려서 사고는 면했지만 도움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점점 어렵고 무서워지는 것 같다. 술 취해서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이 보이면 경찰을 부르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이상한 낌새를 보이는 남자가 있으면 제지하기도 하는데, 이런 일에 나서는 사람들은 우리 엄마, 아빠 세대들이다. 정작 젊은 남자나 여자들은 못 본 척 몰래 동영상이나 찍어 퍼뜨릴 뿐이다. 인터넷이나 SNS에 죽자고 욕 댓글 달고, 신상 털고(이것도 엉뚱한 사람 신상 털 때가 또 얼마나 많은지) 이런 것보다 직접 나서서 말 한마디 하는 게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아닐까?

불의를 보고 대항한 적이 있나요?

re= 노 대통령 탄핵 논란이 일었을 때, 미친 소 수입하겠다고 했을 때 촛불 시위에 참가했다.

re= 친구가 싸울 때 함께 싸웠다.

re= 학교 선배의 부당한 훈계에 동기들을 대신해 대표로 반발했다.

re= 술집에서 주폭(음주 폭력) 아저씨를 제압한 적이 있다.

re= 어릴 때야 객기, 치기, 패기로 불의에 저항한 적이 있지만, 월급 받고 사는 어른이 되고 나면 처신을 잘하는 것이 영웅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영웅.

re= 버스에서 성추행하는 남자를 제지한 적이 있다.

re= 대항은 아니고 술 취해서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경찰서로 보내거나 깨워준 적은 있다. 범죄 예방에 한몫한 것 같다.

re= 따돌림 당하는 반 친구가 안되어서 일부러 더 챙겼다.

re= 전철 안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하던 아저씨를 말리고, 내려서 도망가려던 것을 붙잡아 지하철 직원들에게 넘긴 적이 있다.

case3 | 친구와 함께라면 나설 수 있다

서점에서 친구와 책을 고르고 있었다. 갑자기 서점 비상구 쪽 통로에서 소리를 지르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서점에 있던 사람들은 잠깐 놀라 눈을 마주치다가 연인들이 싸우나 보다 하고 신경을 접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커지더니 짝 소리도 아닌 퍽 소리가 연달아 들리고 여자가 울면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와 친구를 비롯해 몇몇 사람이 몰려갔다. 무슨 용기였는지 내가 남자에게 "그만하고 나가시죠"라고 말해버렸다. 남자는 전혀 기죽지 않고 "쟤 데리고 나가야겠다"고 했고, "나가서 또 때리려는 건가요?"라는 나의 두 번째 말이 나왔다. 친구도 있고 주변에 사람들도 있어 그랬던 것 같다. 내 말에 다른 사람들도 한마디씩 거들자 남자는 못 이기는 척 나가버렸다. 여자는 부모님한테 전화를 걸어 서점으로 데리러 와 달라고 하고는 우리에게 같이 기다려 달라고 했다. 어쩌다 보니 우리 셋이 서점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그 폭력 남자친구가 다시 서점으로 돌아와 두리번거리는 게 아닌가. 그 남자는 우리 때문인지 더 이상 접근하지 않고 돌아갔고 여자는 부모님이 오셔서 일단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혹시라도, 만약, 눈앞에서 불의를 본다면?

re= 내 일, 나와 동행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면 나서고 싶지 않다.

re= 신고를 하겠다.

re=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 네티즌들에게 널리 퍼뜨리겠다.

re= 급한 일이 없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나서서 도와줄 것 같다.

re= 내가 나서서 해결하고 싶다. 무조건 도와주겠다.

re= 도울 수는 있지만 영웅적인 행동과 희생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 내 안전이 우선이니까.

re= 취객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학생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싸움으로 번져 경찰서까지 간 경험이 있어 그런 일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기는 하다.

re= 그냥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item

자동차

아무리 찌질한 남자도 운전대만 잡으면 천상천하유아독존. 액션 영화의 히어로에게 자동차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자동차가 로봇이 되어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의 < 트랜스포머 > 는 남자의 판타지를 제대로 자극했다.

현실에 타협하며 소심하게 행동하던 남자들도 술을 한잔 마시면 정의의 힘이 불끈 솟는다. 어렸을 때 보고 자란 영웅들이 술만 마시면 소환되어 오는 것 같다. 없던 객기도 부리게 되는 마법의 아이템.

영화 < 어벤져스 >

히어로 만화를 보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위기 상황에서 세상을 구하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영웅을 꿈꿔왔을 것이다.

영화 <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 >

"나는 초능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웅이 될 수 없어!"라고는 하지만 남자들은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런 영화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만화 < 블리치 >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 어느 날 자신의 영적 능력을 깨닫고 초능력을 사용하며 나쁜 일을 저지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지켜낸다. 싸우면서 강해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이 만화는 공감지수 100.

 

3 FANTASY | 남자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남자들은 의리를 인간이 지켜야 할 덕목쯤으로 여긴다. 그러면서 여자들의 우정을 한낱 소꿉놀이처럼 취급하며 자신들의 의리를 신성시한다. 남자들에게 절대 반지와 같은 의리. 어쩌면 남자들이 울부짖는 의리는 남자의 자존감을 합리화하려는 수단인지도 모른다. 의리 있는 남자는 멋있지만 의리만 고집하는 남자는 매력 없다. 이러다 사랑도 의리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의리. 과연 얼마나 진실하고, 어디까지일까?

남자들의 의리가 여자들의 우정과 다른 점은?

re= 여자들은 친구끼리도 밀당하더라. 남자는 NO.

re= 여자들은 사랑과 돈 앞에서 쉽게 흔들린다.

re= 정말 어렵고 힘들 때는 곁에 남자밖에 없다.

re= 자기 목숨처럼 여긴다.

re= 남자들의 의리는 관리를 안 해도 된다. 몇 년 만에 연락해도 OK.

re=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남자들의 의리. 아름답다 해야 할까?

남편의 귀가 시간이 너무 늦어지는 것에 의심을 품은 아내가 남편의 친한 친구 5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남편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걱정돼서 그러는데 혹시 댁에 있는지요? 회신 부탁드립니다."

잠시 후 똑같은 다섯 통의 문자 회신이 왔다.

"우리 집에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의리는 보험 상품 중 최상 등급 상품이다?

남자들도 사람인지라 힘들 때는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의리를 곧 남자다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남자답지' 못하기에 스스로 필터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 그리고 기댈 마음이 생겼다 해도, 사방을 둘러봤을 때 자신을 품어줄 사람보다 자신의 품속으로 파고들 사람이 더 많다는 것에 좌절할지도 모른다. 나이 든 부모가 그렇고 처자식이 그렇다. 그래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여러 방면의 친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남자는 평상시에 남자끼리의 관계에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다. 의리란 보험 상품 중 최상 등급 상품이다. '의리의 남자'는 유사시에 가장 높은 보험금을 탈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case | 친구들이 주인공, 아내인 나는 조연

결혼 5년 차 주부입니다. 남편은 요즘 보기 드문 착한 사람이에요. 무뚝뚝한 저와는 달리 모든 것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자상한 남자지요.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기고요. 처음에는 그런 면에 끌려 결혼했어요. 그런데 바로 그 이유가 지금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하네요. 친구들을 너무 챙깁니다. 남자들끼리의 우정? 보기 좋죠. 저도 처음엔 멋있다고 해줬습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살면 살수록 남편의 삶에서 그의 친구들은 주인공, 저는 단지 비중 없는 조연일 뿐이라는 거예요. 의리로 똘똘 뭉친 4명의 고등학교 친구가 있습니다. 남편과 부부로 산 지 5년째지만 저는 단 한 번도 남편의 생일을 당일에 축하한 적이 없어요. 생일날이 되면 5명의 친구가 무조건 그들만의 파티를 합니다. 별거 없습니다. 호프집에서 만나 맥주 마시는 거예요. 여자친구나 아내가 있어도 절대 동석은 안 된답니다. 연애할 때는 이해하고 넘어가기도 했지만 결혼해서까지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결혼한 다른 친구들의 아내들은 오죽할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해외 출장을 가면 제 선물은 건너뛰어도 친구들 선물은 꼭 챙겨옵니다. 맛집을 발견하면 친구들과 먼저 가요. 심지어 저희 신혼여행에도 따라왔습니다. 그들만의 룰이 있다더군요. 여러 번 이야기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평소 부드럽던 남자도 그 얘기를 할 때면 딴 사람이 돼서 말합니다. 남자들끼리의 의리, 이것만큼은 터치하지 말아달라고요. 어떨 때는 성정체성이 의심될 정도예요. 이제 아이도 생길 텐데, 친구 때문에 가정에 소홀한 아빠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 친구들에게 제 남편을 양보해야 하는 걸까요? 이런 고민 가진 사람이 저 말고 또 있을까 싶네요.

◆ 의리를 충만하게 하는 item

담배

남자들은 학창 시절 우르르 몰려다니며 담배에 눈을 뜨고, 사회에 나와서는 담배를 태우는 5분 사이에 주고받는 이야기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남자들에게 금연은 의리를 끊는다는 의미다.

딱지

남자들의 승부욕은 어릴 적 딱지치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모조리 잃어 얼굴을 붉히기도 하지만, 선심 쓰듯 빌려주는 친구의 딱지 한 장에 화해하는 것이 그들의 세계에서 통하는 우정의 언어다.

영화 < 의형제 >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는 눈빛이었지만 점점 그들의 관계가 동질감으로 변하면서 싹튼 의리는 형제애로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남자들이 말하는 의리인가.

영화 < 언터쳐블 - 1%의 우정 >

극과 극의 신분을 가진 두 남자가 펼치는 가슴 따뜻한 우정 이야기. 조건없는 사랑은 들어봤어도 조건없는 의리는 금시초문. 남자들의 눈물나는 의리를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으려나.

만화 < 워스트 > (학산문화사)

자신만의 원칙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는 거친 사나이들이 그들끼리의 우정과 의리로 똘똘 뭉쳐 펼치는 이야기. 자신들의 무리가 동네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남자들이 즐겨본다.

 

 

진행:최진주 기자, 이하나 기자, 이지영 기자 | 사진:김지훈(제품), 최재인(인물) | 스타일리스트:이윤정

어시스트:이혜승, 임정현 | 모델:박병민 | 제품 협찬:애니하비(02-911-5339, www.anihobb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