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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김정운 교수가 제안하는 남자를 위한 행복 프로젝트 본문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글 잘 쓰고, 말 잘하고, 비주얼까지 되는 사람은 본인뿐이라고 '自뻑' 멘트를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밉지 않다. 이유는 그가 교수이기 때문이다. 교수니까 괜찮다는 게 아니라 교수지만 무게만 잡지 않아서 더 멋지다는 거다. 그래서 그가 세상에 던지는 화두는 폼 나지는 않아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산다. 한국 남성 문제에 대한 주장을 펼치지만 오히려 주부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 중년의 남성이 너무 불쌍하다는 김정운 교수에게 그 불쌍한 남자 이야기를 좀 들어보려고 한다. 한 번 훑어보는 데 1초면 충분했다. 침대와 책상이 전부인 아주 작은 방이었다. 김정운(50) 명지대 교수는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다 보니 가장 재미있는 글쓰기도 안 되고 내공도 떨어졌다. 다 때려치우고 한 1년 쉬면서 공부를 할 요량이었다. 지난 1월에 일본으로 건너갔으니 약 3개월을 홀로 지내온 셈이다. 하지만 막상 혼자 뚝 떨어져 있으니 환장할 지경이란다. 이유는 '심심해서'라고.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더니, 말이 안 통하는 곳이라 그런가 보다. 역시 걸출한 입담을 과시할 수 있고 또 그런 모습을 멋있다고 말해주는 여인들도 있어야 사는 재미가 있는 것이리라.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전화벨이 울리고 뽀글뽀글한 헤어스타일을 아무렇게나 쓸어 넘긴 김정운 교수가 화면 속에 나타났다. 그는 요즘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 나라현립대학 도서관으로 가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거기다가 일어까지 하면 더 대단해질 거라는 거죠. 제 꿈이 영어 책, 독일어 책, 일본어 책을 들고 비행기를 타는 거예요. 예쁜 여자 옆에 앉아서 책을 번갈아 가며 읽는다면 얼마나 멋있어 보이겠어요. 예쁜 여성이 나를 멋지게 봐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죠. 만약 비행기를 탔는데, 옆에 후진(?) 여자가 앉았다면 비행기표를 다시 끊을 거예요."
그래서 그는 다소 싱겁고 웃긴 이야기로 서로의 벽을 먼저 허문다. 이를 통해 심각하고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해하기도 쉽고, 거부감도 없다. 여성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일본어를 공부한다던 그의 말의 핵심은 따로 있는 것처럼 말이다. 솜씨 좋은 이야기꾼이다. 그래서 교수로 임용되는 데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오히려 다른 학자들과는 차별화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제 글에 호기심을 갖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일본어 서적을 자유자재로 읽을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면 누가 들어주겠어요." '이야기'는 김정운 교수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언제나 그 이야기는 김정운 교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여인들에게 어필하는 남자'라거나 '소심하고 잘 삐치는 아빠'라는 내면의 아이덴티티를 분출한다. 그런 '남자의 이야기'에 여성들이 더 귀를 쫑긋한다. 내 남자에게 들어보지 못한, 그들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답답한 건 자기 남자가 어떤 상태인지 몰라서인 것 같아요. '도대체 저 인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여자들은 궁금한 거죠. 남자들은 말을 안 하거든요. 그런 숨겨진 이야기를 제가 대신 해줘서 여자들이 더 좋아하나 봐요. 자신의 남편, 남자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셈이니까요." 할 이야기가 많아야 행복해질 수 있는데 할 이야기가 없는, 그래서 중년의 남성들은 불쌍하다. 자신의 존재는 삶의 이야기가 풍요로울수록 확인되는 거예요. 그런데 한국 남자들은 할 이야기가 전혀 없으니 그게 문제죠."
「레이디경향」 회의실과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김정운 교수의 숙소가 인터넷 화상 통화로 연결됐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정운 교수. 반대로 김정운 교수의 눈에는 여자들이 흥미롭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여자들은 모이면 할 이야기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삶의 의욕이 충만하다는 뜻이란다. 그 사회적 지위라는 게 길어야 5년이죠. 대통령도 5년이면 끝나잖아요. 사회적 지위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항상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예전에는 은퇴 후 사는 날이 길지 않았지만 지금은 30, 40년을 더 살아야 하니까요. 사회생활을 할 때는 '똥폼' 잡고 다니지만 사회적 명함이 날아가면 가장 불쌍한 인간이 되는 거죠." 성질 고약한 노인네가 되고 싶지 않다면
중년 남성의 소외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자 입장에서만 보면 '그들이 자초한 삶'이라고 냉정하게 말할 수 있다. 바깥세상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집에는 돈만 가져다주면 다 되는 줄 아는 오만한 젊은 시절을 보낸 대가라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이야기다. 말 하지 맙시다. 여자들은 그 마누라, 나중에 다 배신하니까. 아내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것은 좋지만 그게 아내에게는 부담이 되거든요. 남자도 혼자 있을 때 재미있어야, 또 내 삶이 재미있어야 내 와이프도 나를 좋아한다 이거죠. 내 삶의 재미를 아내나 아이들에게서 찾지 말라는 이야기예요." 첫 번째는 은퇴 후 사회적 직함 없이 살아야 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데 있다. 두 번째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남성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래서 무조건 남자들에게 '네 잘못이야'라며 몰아붙여서는 안 돼요. 이미 남자들의 삶은 비참한데, 한국의 페미니즘은 아직도 남성을 가해자로 몰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부장적인 특징들로 인해서 남자들은 자신의 내면을 노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거든요." 잃은 지 오래다. '호주제'도 폐지된 마당에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지 않으면 가족을 대표하는 '대표자리'도 단번에 날아갈 수 있다. 하지만 마땅히 억울함을 호소할 길도 없다. 남자들이 가장 두려운 건, 좌파냐 보수 꼴통이냐는 말을 듣는 것보다 '남성중심주의자'라고 낙인이 찍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년 남성의 불행이 개인의 영역에서 벗어나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정운 교수는 이런 문제가 "분단 문제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말한다. 됩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성질 고약한 노인네들이 떼를 지어 40, 50년을 더 살면서 거리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생각해보자고요. 엄청난 사회적 부패예요. 그런 걸 아무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어요." 남자를 행복하게 하는 남자의 물건결론은 '남자의 행복'이다. 불행한 남자들이 사회적 부패가 되기 전에 그들 스스로 행복해지는 수밖에 없다.행복해지려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무작정 이야기를 해보라니까 막막해하더라는 거다. 그래서 본인이 좋아하는 열 명의 인물에게 물건으로 매개된 자기 이야기만이라도 찾아보라고 했더니 깜짝 놀랄 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조영남의 '안경', 김문수의 '수첩', 문재인의 '바둑판' 등의 이야기가 있어요. 저에게는 '만년필'이 있고요. 그 물건 안에 담긴 이야기가 그렇게 다양하고 재미있을 줄 몰랐죠. 그런데 이렇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꼽을 수 있는 남자는 그리 많지 않아요. 그만큼 이야깃거리가 없다는 거죠. 그러다 성질 고약한 노인네로 늙는 거라니까요." 사실 그 자신조차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교수라는 타이틀을 떼고 설명한다는 것이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55세가 되면 '교수직을 내놓겠다'라는 각오로 여전히 자아 찾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교수직이 날아가는 것은 무서운 일이란다. 정말 그렇게 실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교수라는 직위 없이 자신을 설명하고 싶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그의 고민을 대변한다. 그보다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자기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어요. 정서를 표현한다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에요. 좋다. 싫다, 기쁘다, 슬프다, 힘들다, 행복하다는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거죠. 여자들은 잘하잖아요. 그래서 여자들은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죠." 아내와, 내 여자와 정서적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남자들에게 달라는 말이다. 딸과 아버지 사이도 마찬가지다.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의 관심사를 찾으려면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나 축구, 야구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다. 문화가 더 다양해져야 하죠.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한 사회의 품격이 높아진다는 건데, 그만큼 이야기가 다양해지는 거죠. 한국 사회가 어느 정도 먹고살게 됐지만 여전히 이야깃거리가 한정돼 있는 것은 아직도 문화적으로 척박하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즐거운 느낌을 공유하게 되면 부부 사이가 더 유연하게 되죠. 그것이 남자와 여자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가 그리는 성공한 삶의 그림은 많이 설레고, 많이 웃으며 사는 거란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레고 웃을 일도 많아졌다. 들꽃이 봉긋 솟아오르는 것도 설레는 판이다.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죽지 않는 것' 정도다. 죽는 게 너무 억울해서 건강하고 젊게 오래오래 사는 게 꿈이다. 이빨 남은 개수로 내기나 하고 살아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뭘 더 바라겠어요."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이주석, 이성원 ■참고 서적 /「남자의 물건」(21세기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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