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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국내외 토픽)

[스크랩] 미국 요세미티 최고난도 수직 암벽,맨손 등정 첫 성공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5. 1. 19. 15:26



높이 1000미터 암벽 등반을 맨손으로 도전한 두 사내가 정상에 올랐다.

현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 캐피탄(El Capitan) 암벽. 전 세계 암벽 등반가들이 등정을 한 번씩 꿈꾼다는 곳이다. 해발 2307미터에 수직 높이가 약 989미터에 이르는 암벽이다. 화강암 단일 암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도전에 나선 등반가는 미국의 토미 콜드웰(Tommy Caldwell·36)과 케빈 조거슨(Kevin Jorgeson·30). 두 사람은 엘 캐피탄 중에서도 가장 난 코스인 동남쪽 ‘돈 월(Dawn Wall·동트는 벽)’을 2주 넘게 공략 중이었다. 로프와 못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맨손 도전은 처음이다. 이곳은 표면이 석회처럼 무르고, 경사가 깎아지른 듯 가파르기로 악명 높다.

작년 12월 27일부터 등반에 나선 두 사람은 14일 오후(현지시각) 정상에 오름으로써 등반 시작 18일 만의 대기록이다.


◆ 맨손 등반은 사상 처음




엘 캐피탄은 암벽 등반가의 성지(聖地)로 불린다. 너도나도 도전에 나서면서 짐을 최대한 줄이고 빠르게 오르는 ‘요세미티식 등반’ 기술이 발전한 곳이기도 하다. 엘 캐피탄에 가장 먼저 오른 산악인은 1958년 워렌 하딩(1924~2002)이었다. 18개월에 걸친 등반 끝에 정상을 밟았다.

하지만 ‘돈 월’ 직벽을 따라 엘 캐피탄을 프리 클라이밍(장비 없이 맨손 등반)으로 오른 사례는 지금껏 없었다. 워렌 하딩만 해도 1970년 돈 월을 오를 때, 로프와 못을 수도 없이 사용해 27일이나 걸려 정상에 올랐다. 이 직벽은 표면이 너무 부드러워 못을 박을 만한 틈도 별로 없다. 성냥개비만한 돌출부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세계적인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돈 월이 특별한 건 이 곳을 오르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등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등반가 톰 에반스는 “이번 도전이 성공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암벽 등반 성공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 손가락 아홉 개로만


 낮에는 햇볕에 달궈진 돌 표면이 너무 뜨거워 공중에 매달린 채로 휴식을 취한다. 휴식 중인 콜드웰/빅업픽처스


등반가 토미 콜드웰은 세 살 때부터 산에 오른 천재 등반가다. 그를 산으로 이끈 건 학교 교사이자 등산 가이드였던 그의 아버지. 부친은 세 살짜리 아들을 배낭에 태우고, 록키산맥의 200피트(약60미터)짜리 암벽을 타기도 했다. 콜드웰이 14세가 됐을 땐 유럽으로 가서 마테호른과 몽블랑에 올랐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콜드웰을 2014~2015년 ‘올해의 모험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하면서 “이 행성에서 제일가는 암벽 등반가”라 불렀다.

콜드웰은 특히 손가락이 아홉 개 뿐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손가락 힘에 의지할 때가 많은 암벽 등반가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2001년 11월 집에서 톱질을 하다가 미끄러져 왼손 검지 손가락이 잘려나간 것. 병원으로 달려가 손가락을 붙였지만, 의사들은 “평생 그 손가락으론 암벽등반을 못할 것”이라고 했다. 콜드웰은 “그럴 거면 손가락을 다시 떼어달라”고 했다. 손가락 절단 후 그는 아버지와 함께 다른 근육 강화 훈련에 돌입했다. 매일 12마일씩 달렸다. 집 차고를 개조한 연습설에서 매일매일 훈련했다.

◆ 모비딕 좇듯이 5년간 준비


콜드웰이 돈 월 맨손 등반 계획을 세운 것은 2008년. 소식을 접한 조거슨이 동참했다. 두 사람은 5년 동안 엘 캐피탄에서 훈련을 거듭했다. 돈 월의 공략 경로와 전략을 수없이 짰다. 시기는 성공 확률이 가장 높은 겨울을 택했다. 다른 계절에는 직사광선 때문에 순식간에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손의 땀으로 인한 미끄럼도 막을 수 있다. 신발 고무창과 암벽의 저항도도 적당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두 사람은 2010년에도 돈 월 등반을 시도했지만 3분의 1지점에서 기상 악화로 중단해야 했다. 조거슨이 2011년 연습 중 발목이 부러지기도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12월 27일 콜드웰은 재도전하기 전 NYT에 “이 도전은 나의 모비딕”이라고 했다.


 조거슨은 15번째 피치를 넘어서기 위해 열흘 동안 고군분투했다./빅업픽처스


두 사람은 올해 1월 1일 14번째 피치까지 오르는 데에 성공했다. 15번째 피치가 고비였다. 콜드웰은 곧바로 성공했지만, 조거슨은 일주일 동안 열 한 차례나 떨어졌다. 손가락은 너덜너덜해졌다. 손가락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이틀을 보낸 조그슨은 9일에야 간신히 15번째 피치를 통과했다. 10일엔 16피치와 17피치를 지났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가장 어려운 코스로 손꼽히는 구간을 모두 통과한 셈”이라고 전했다.


 맨손으로 단단한 돌 벽을 쥐고 이동하면서 암벽가들의 손가락은 너덜너덜해졌다. 피투성이가 된 조거슨의 손/빅업픽처스


영화제작사 빅업픽처스(Big Up Pictures)는 수년 동안 두 사람의 도전기을 기록 영화로 찍고 있다. 이번 등정 모습도 담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 페이스북에도 등정 과정을 전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들의 대변인 제스 클레이턴의 말을 인용해 “두 사람이 14일 저녁쯤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리 클라이밍: 로프와 못 같은 장비을 사용하지 않는 등반 기술. 밧줄은 추락을 막기 위한 용도로만 쓴다.

▶피치(pitch): 등반로 의 한 구간을 이르는 말. 본래 등반가들이 팀을 이뤄 올라가다가 도중에 자리를 잡고 쉴 수 있도록 유지하는 거리를 뜻한다. 로프 길이가 기준이다. 암벽 등반에서는 60미터 로프를, 빙벽 등반에선 100~120미터 로프를 많이 쓴다. 콜드웰과 조르게슨이 돈 월을 통해 엘 캐피탄에 오르는 경로는 총 32피치로 전해졌다.


(글 : 조선비즈 / 사진 : 빅업픽처스, AP)

출처 : 지구촌365일
글쓴이 : 정보세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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