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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파미르 고원-Pamir Mountains 본문
파미르 고원-Pamir Mountains
파미르(Pamir)는 페르시아의 고어(古語)로 「평평한 지붕」이라는 뜻이다. 지도를 보면 아시아의 중앙부(인도와 파키스탄의 북부)에 새카맣게 우뚝 솟아있는 고원지대가 파미르고원(高原)이며 세계의 지붕(the Roof of the World)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여기서부터 천산산맥, 곤륜산맥, 히말라야산맥, 힌두쿠시산맥과 카라코룸산맥 등이 사방으로 뻗어 있다. 평균높이는 해발 약 6,000m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 K2(8,611m)와 무스타가타(7,646m·Muztagh Ata), 콘구루(7,719m·Kongur) 등 높은 산이 있다. 이들 산맥과 산맥 사이에는 끝없는 사막이나 암석이 겹겹이 쌓인 고원지대로 실크로드의 남부 루트는 이 파미르고원을 넘지 않으면 안 된다.
파미르는 옛 페르시아말로 ‘미트라(태양)신의 자리’를 뜻하는 ‘Pa-imihr’가 어원이라고 하나 이설(異說)도 있다. 해발고도 5,000m가 넘는 10여 갈래의 복잡한 주행(走行)을 보이는 산맥들로 구성되어 있는 파미르 지방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 고르노바다흐샨주에 속하며, 동쪽은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남 ·서쪽은 아프가니스탄에 속한다.
산계(山系)는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지는데, 동(東)파미르는 카슈가르파미르(중국 영토)를 가리키며, 최고봉은 쿵구르봉(7,719m)이다. 북서에서 남동방향으로 호(孤)를 그리며 남쪽의 타시쿠르간 산계로 이어진다. 심한 개석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 고원은 기후가 한랭한 데다 건조하기 때문에 식생이 빈약하고 관목상(灌木狀)의 텔레스켄이 주민의 유일한 식물질 연료이다. 중부 파미르(지질학자 무르자에프는 이곳을 좁은 뜻의 파미르라고 부른다)는 파미르 가운데에서도 가장 새로운 지질시대에 융기하였기 때문에 산꼭대기 부근이나 하곡(河谷)의 중간 등에서도 평탄한 면이 잘 남아 있다. 그리고 서(西)파미르는 자알라이산맥(트랜스알라이라고도 하며 이곳에 7,134m의 레닌봉이 있다) ·표트르1세산맥 ·아카데미아산맥(교차점에 7,495m의 코뮤니즘봉이 있다), 그 밖에 여러 산맥으로 구성되며 심한 개석으로 웅대한 모습을 보인다.
파미르 산계는 여러 줄기의 향사축(向斜軸) ·배사축(背斜軸)을 가지고 있는데 배사부는 편마암 ·고생층(古生層:헤르시니아계가 많다), 이에 관입(貫入)한 심성암류(深成岩流)로 이루어져 있으며, 향사부에는 중생층을 중심으로 하는 퇴적암이 나타나고 있다. 융기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파미르 주변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지진대(地震帶)이다.
파미르 지방의 기후는 심한 대륙성 기후를 나타낸다. 서파미르의 해발고도 4,000m 부근에서는 연평균 강수량이 1,000mm나 되지만 골짜기는 건조하다. 식생의 수직적인 변화가 분명하며 서쪽으로 열려 있는 하곡에서는 쑥 등이 식생하는 반사막(半砂漠), 하천 연안이나 선상지(扇狀地)에서는 규모는 작지만 버드나무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다. 2,600m에서는 스텝, 3,800m에서는 고산식물의 꽃밭, 4,000m에서는 설선(雪線)이 나타난다. 동파미르에서는 5,200m에서 설선이 나타나고, 빙하는 타지키스탄 영토에만 해도 1,085줄기가 있다. 파미르에서 사는 동물은 양 ·늑대 ·설치류(齧齒類) ·산까마귀 ·독수리 등이고 서파미르에는 불곰 ·표범류도 있다.
당나라의 현장법사(玄캌法師)는 파미르고원에 관하여 그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 「옛날에 만명이 넘는 상인, 수천의 낙타가 캐러밴(隊商)으로 왔으나, 눈과 바람에 사람과 낙타가 모두 목숨을 잃고…」라고 기록하였다. 현장은 628년에 장안(長安·지금의 서안)을 떠나 파미르고원을 넘어 인도에 갔다가 불경을 657부나 가지고 645년에 귀국했다.
베네치아의 상인 마르코 폴로는 파미르고원에 관하여 그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에 「말을 타고 12일간, 이 고원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을 파미르라고 부른다. 12일동안 마을이나 오두막 한 채도 눈에 띄지 않고, 가도 가도 끝없는 길만 나 있는 사막과 같은 곳이어서 먹을 것을 구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을 통과하려는 여행자는 반드시 식량을 가져가야 한다. 높은 고도, 강추위, 그리고 먹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자연조건 때문에 그곳에는 새 한 마리도 살지 않는다. 더욱이 강추위 때문에 불이 밝게 타오르지 않고, 화력도 약해져 고기조차 잘 구워지지 않는다」고 기록하였다. 마르코 폴로는 1271년에 베네치아를 떠나 파미르고원도 넘어서 중국으로 갔다가 25년 뒤에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위의 두 기록을 보면 파미르고원의 루트가 얼마나 험하고 옛날에도 얼마나 빈번하게 왕래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이번 자동차를 타고 카라코룸 하이웨이를 달려 안전하고, 빠르고, 호텔에 묵어 가며 편안하게 파미르고원의 쿤제랍 패스(고개·해발 4,730m)를 두 번이나 넘었다. 심지어 용감한 서양 젊은이들은 오토바이, 자전거 또는 걸어서 파미르를 넘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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