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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끼나와 여행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3. 1. 7. 17:13

 

 오키나와 전통마을 체험

 


다케토미

다음날 다케토미 섬으로 이동했다. 이시가키에서 페리로 10분 정도 가면 된다. 섬은 작다. 면적은 고작 5.42km²밖에 되지 않는다.

우도(6km²)보다도 작은 크기다. 둘레도 9.2km. 산도 없다. 인구는 고작 300명 남짓. 하지만 연간 관광객 수가 무려 4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다케토미 섬은 옛 오키나와, 그러니까 류큐의 전통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붉은 기와를 얹은 집과 하얀 모래를 깔아놓은 길 등 다케토미에서

만나는 풍경은 일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다케토미 섬을 여행하는 방법은 단 두 가지다. 관광용 물소 달구지를 타거나 자전거를 빌려 섬을 돌아보는 것이 전부다. 물소를 타면 30분 정도 전통 마을을

돌아볼 수 있다. 다케토미 섬의 마을은 '국가중요 전통건축물 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집들은 대문이 없다. 대신 폭 2~3m로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거센 바람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다.

마을 골목길을 곡선으로 만든 것도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집들은 담이 모두 검은 색이다. 담은 '굿쿠'라고 부르는데, 자세히 보면 돌이 아니라 산호다.

다케토미는 해저가 융기하면서 산호가 솟아올라 만들어진 섬. 길이 하얀 것도 이 때문이다. 돌담이 까만 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때가 탔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섬을 돌아보는 데는 약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호시즈나 해변이다. 이곳에는 별모래라고 불리는 모래가 있다.

아주 작은 모래 알갱이인데 정말 별처럼 생겼다. 사실은 모래가 아니라 유공충이 죽어 생긴 껍질이다. 해변을 찾은 여행객들은 모두 허리를 구부리고

별모래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다케토미 섬에서는 호시노(www.hoshinoresort.com/kr)라는 리조트에서 묵었다. 호사로운 리조트였다. 하룻밤 묵는 데 1인당 6만엔(조석식 포함) 정도 되는

최고급 리조트다. 리조트는 타케토미 섬의 전통가옥을 그대로 본따 지어졌다. 애초부터 다케토미 섬의 '네 번째 마을'로 설계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택 배치를 비롯해 골목길과 담장, 집의 안마당, 담의 높이 등등이 이 마을 보존을 위해 마련한 특정 건축규정에 따라 조성되고 지어졌다.

심지어 지붕의 기울기조차 매뉴얼에 따라 건축되었다. 호시노야 오키나와에는 이런 객사(260~300m2)가 모두 48동. 이렇게 마을 하나를 세우는 데 걸린

시간이 무려 7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향긋한 편백나무 냄새가 끼쳐 왔다. 전면이 미닫이 유리창문이다. 대청의 소파에 앉으면 마당과 하늘이 넓게 펼쳐진다.

대청 뒤편엔 아름다운 도자기 욕조가 놓여 있다. 여기에 몸을 담그면 로텐부로(노천욕탕)를 즐기는 느낌이겠다.

호시노야의 저녁 식사는 특별하다. 가루이자와나 교토와는 달리 이곳에선 일본 전통 요리인 가이세키 방식을 탈피한 '류큐 누벨Ryukyu Nouvelle' 요리를 낸다. 북카페에선 전통악기 '산시(세줄 현악기)' 연주도 들려주는데 다과는 언제나 무료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 거실에 앉았다. 창밖으로는 별이 희미하게 빛났고 해변에서 파도 소리가 밀려들어 왔다. 사위는 고요했고 적막했다. 오랜 여행 끝에

맞이하는 고요와 적막은 오히려 낯설기만 하다.
다행히 누군가 찾아왔다. 호텔 지배인이었다. 그의 손에는 자그마한 쟁반이 들려 있었고 쟁반 위에는 라후테(돼지고기로 만든 오키나와 향토요리) 한 조각과 아와모리(오키나와 소주)가 올려져 있었다. 그는 조용히 웃으며 쟁반을 마루에 놓고 갔다.

아와마리를 한 잔 따라서 입 속으로 털어넣었다. 40도 정도 되지 싶었다. 독했다. 술이 지나간 식도 끝이 저려 왔다. 다케토미지마에서 맛본 6만엔짜리

고요와 적막. 라후테와 아와마리가 없었다면 이토록 값비싼 무위를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산호로 쌓은 타케토미 섬의 담장들. 이 담장 사이로 산호 가루가 쌓인 하얀 길이 펼쳐진다.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따라 섬을 돌아볼 수 있다


호시노야는 최고급 리조트다. 타케토미 전통 가옥 양식으로 지어졌다


지붕에 놓인 시사. 시사는 집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담 위에 놓인 귀여운 인형들


타케토미 섬의 해질 무렵. 섬을 삼킬 듯 붉다


travie info

라후테
오키나와 향토요리로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삼겹살 덩어리 조림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수육과 비슷하고 동파육과도 닮았다.

삼겹살 덩어리를 삶아 수용성 지방을 제거한 다음 간장과 아와모리(오키나와 소주)를 넣고 오랜 시간 졸여서 만든 음식이다.

오키나와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다.





▶류큐 누벨
류큐는 오키나와의 옛 지명. 누벨은 프랑스어로 '새로움'. '류큐 누벨'은 오키나와의 특색을 살린 새로운 프랑스 요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뮤즈 부슈부터 프르미에, 수프, 쁘와, 비앙드 등 화려한 그릇에 올려진 아홉 코스 디너는 도쿄의 긴자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수준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최갑수 취재협조 일본항공www.j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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