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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생각할 때 삶이 농밀해진다.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9. 1. 8. 15:11



죽음 생각할 때 삶이 농밀해진다.

이어령교수


이어령 교수


이미 일어난 과거를 알려면 검색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려면 사색하고,

미래를 알려면 탐색하라!

검색은 컴퓨터 기술로,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한다.

이 삼색을 통합할 때 젊음의 삶은 변한다.”


“우리는 ‘너 예수교 믿어?’하고 묻는다.

그건 교(종교)를 믿느냐고 묻는 거다.

‘너 신을 믿어?’ 하는 물음과는 다른 이야기다.


교를 믿는 것과 신을 믿는 것은 다르다.

기독교든, 불교든, 도교든 모든 종교의 궁극에는 ‘저절로 굴러가는 바퀴”와도 같은 게 있다.

스스로 움직이는 절대의 존재다.

인간은 단 1초도 무엇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존재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자율자동차라는 말,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호모 데우스’ 같은 말처럼

공허하게 들리는 것도 없다.”


“사람 만날 때도 그 사람을 내일 만날 수 있다, 모레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농밀하지 않다.

그런데 제자들 이렇게 보면 또 만날 수 있을까.

계절이 바뀌고 눈이 내리면 내년에 또 볼 수 있을까.

저 꽃을 또 볼 수 있을까.

그럴 때 비로소 꽃이 보이고, 금방 녹아 없어질 눈들이 내 가슴으로 들어온다.


‘너는 캔서(암)야.

너에게는 내일이 없어.

너에게는 오늘이 전부야’라는 걸 알았을 때 역설적으로 말해서 가장 농밀하게 사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나쁜 일만은 없다.” 

의사가 내게 ‘암입니다’라고 했을 때 ‘철렁’하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경천동지할 소식은 아니었다.

나는 절망하지 않았다.

대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암이야. 어떻게 할까?’ 여섯 살 때부터 지금껏 글을 써온 게 전부 ‘죽음의 연습’이었다.

‘나는 안 죽는다’는 생각을 할 때 ‘너 죽어’이러면 충격을 받는다.

그런데 태어나면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너 죽어’

이런다고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


이 교수는 손바닥을 내밀었다.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보라. 손바닥과 손등, 둘을 어떻게 떼놓겠나. 뒤집으면 손바닥이고, 뒤집으면 손등이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

‘나는 살아있다’는 생명의식은 ‘나는 죽어있다’는 죽음의식과 똑같다.

빛이 없다면 어둠이 있겠나. 죽음의 바탕이 있기에 생을 그릴 수가 있다.

의사의 통보는 오히려 내게 남은 시간이 한정돼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이 교수는 방사선 치료도, 항암 치료도 받지 않는다.

석 달 혹은 여섯 달마다 병원에 가서 건강 체크만 할 뿐이다.


그는 ‘투병(鬪病)’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대신 ‘친병(親病)’이라고 불렀다. “듣기 좋아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서양사상은 영혼과 육체를 둘로 나눈다.

영혼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고, 육체를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동양사상은 다르다. 영혼과 육체를 하나로 본다. 상호성이 있다고 본다.

의사가 ‘당신 암이야’ 이랬을 때 나는 받아들였다. 육체도 나의 일부니까.

그래서 암과 싸우는 대신 병을 관찰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 삶은 변한다.”



[출처: 중앙일보] 이어령 "암 통보받아···죽음 생각할 때 삶이 농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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