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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게이 퍼레이드 본문
배우 홍석천이 게이임을 선언한 지도 어느덧 까마득한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홍석천 이후에는 트랜스젠더 하리수의 등장으로 한국의 성적소수자들도 닫아야만 했던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하여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바이 섹슈얼인들이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아직은 멀고도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게이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수많은 관중
두 손 꼭 잡고 게이 퍼레이드에 참가한 게이 커플
화려하게 치장한 게이 퍼레이드 참가자들
레인보우 깃발을 흔드는 게이 퍼레이드 참여자
미국 사회에서 게이가 환영받을거라고? 착각은 자유
미국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다. 1960년대까지 미국 사회에서는 게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직장에서 해고 당하는 것은 물론 감옥살이를 지는 것이 당연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만 했다. 영화 <비기너스(Beginners)>에 주인공 아버지가 바로 그런 사람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왜 그렇게 미국 드라마와 미국 영화에서는 게이들이 환영받는 것으로 나오냐고? 대부분 그 배경이 되는 도시가 바로 뉴욕, 로스 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처럼 게이들이 많이 모여 사는 대도시이기 때문이다. 미국 인기 시트콤 <30락(30Rock)>에서 여자 주인공의 친척동생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동네 사람들 피해 뉴욕 맨하탄으로 상경하는 스토리가 등장한다. 또한, 인기 드라마 <멘탈리스트(Mentalist)>에서는 여성이 되고 싶어하는 성향이
점차 강해지는 자신의 아들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만큼 전형적인 미국 사회 속에서 게이와 같은 성적 소수자들은 차별받고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뉴욕 게이 공무원들의 행진
뉴욕 소방관 중 성적 소수자들도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성적소수자들에게도 기회의 평등이 주어지는 도시, 뉴욕
지난 2011년 7월 24일, 뉴욕주는 동성 결혼(Same-sex marriage)을 합법화하였다. 여전히 많은 논란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뉴욕에서는 사랑만 있으면 성별을 초월해서 결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뉴욕을 더욱 뉴욕스럽게 만드는 예술과 패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성적 소수자들에게는 더욱 더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소식이다. 아트 큐레이터인 게이 A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여자들이 부러웠는데, 이제 뉴욕에 살고 있는 이상 더는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며 기뻐했다. 사랑을 결혼으로 결실맺고 싶다는 마음은 참으로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게이 퍼레이드에서 볼 수 있는 뉴욕 게이 공무원들의 행진을 보면 뉴욕에서는 성적 소수자여도 공무원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서울시청 공무원이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고 거리에서 당당하게 걸을 수 있는 날은 올 수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뉴욕 공무원 중 게이인 사람들의 행진
뉴욕의 게이 프라이드 데이 퍼레이드(Gay Pride Day Parade)
찌리한 뉴욕 노숙자들의 땀냄새가 코를 울리는 뉴욕의 뜨거운 여름 6월말에는 게이 퍼레이드가 열린다. 영어로 "She/He comes out of closet"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단순이 옷장 밖으로 나왔다는 말이 아니다. 옷장 안에서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훌쩍 거리고 가슴 졸이며 숨어지내야만 하는 이들이 당당하게 가슴을 열고 세상밖으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표현은 게이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들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뉴욕의 여름에는 바로 이 LGBT 즉 레즈비언, 게이, 바이 섹슈얼, 트렌스젠더인 성적 소수자들의 인권과 자유를 주장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바로, 레인보우 깃발이 도로를 점령하는 날이 오는 것이다. 정오부터 맨하탄 길거리 5th Ave. 52번가에서부터 Christopher & Greenwich St.까지 긴 거리 행진이 열린다. 행진 후에는 오픈 댄스 파티가 열리는데 성적 소수자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거리를 가득 채운 비누방울들
거리에서 퍼레이드가 한창이다.
게이퍼레이드의 화려한 피날레, 불꽃놀이
성적 소수자들에게는 세상에 대한 자신감을
성적 다수자들에게는 소수자들에 대해 돌이켜보고 순간을
이 날 하루만큼은 자기 스스로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단순히 자신이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 때문에 말이다. 게이가 DNA적으로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과 정신병이라고 일컫는 여론이 팽팽하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는 것은 좋지만,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무시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을 대하는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뉴욕의 게이 퍼레이드는 세상 성적 소수자들에게는 밝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자신감을 그리고 게이가 아닌 이들에게는 자신의 성정체성과 또 자신과 다른 이들을 다시 한번 돌이켜볼 수 있는 퍼레이드라고 생각한다.
글,사진ㅣ패션웹진 스냅,오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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