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바람따라 구름따라

'악마의 버섯'.. 트러플 본문

잡학사전

'악마의 버섯'.. 트러플

꿈꾸는 구름 나그네 2019. 5. 11. 14:56



'악마의 버섯'.. 트러플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트러플 버섯. 

떡갈나무 숲의 땅속에 자라는 이 버섯은 프랑스인들도 일반적으로 쉽게 먹을 수 없는 값비싼 버섯이다. [사진 pixabay]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푸아그라, 캐비어와 함께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트러플(Truffle) 버섯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떡갈나무 숲의 땅속에 자라는 이 버섯은 프랑스인들도 일반적으로 쉽게 먹을 수 없는 값비싼 버섯이다. 

프랑스 시장에서 인기 있는 검은색 트러플의 경우 1kg에 300만원이 넘고, 최상급 트러플은 경매에서 

1kg에 1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한다.

이런 고가의 진귀한 식재료인 트러플은 블랙 다이아몬드로 불리며 채취하는 사람들 사이에 절도나 

폭력을 넘어 살인까지도 일어난다. 

이렇게 트러플이 비싼 이유는 인공적으로 재배가 되지 않고 채취하기도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희귀하고 진귀한 식재료의 특이한 향과 맛에 매료된 마니아층도 한몫 할 것이다.


트러플 버섯을 광적으로 좋았던 마니아 중엔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작곡한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도 있다. 

그는 평생 딱 세 번 울었는데 처음 작곡한 오페라가 흥행에 실패했을 때, 어린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었을 때, 마지막으로 뱃놀이하던 중 트러플 요리를 물에 빠뜨렸을 때라고 한다.


심지어는 트러플을 채취하는 암퇘지를 사육하느라고 작곡을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정말 트러플의 맛에 미쳐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스페인 하티바(jativa) 출신의 알렉한드로 교황(Alejandro: 1431~1503)은 “땅에서 나는 검은 덩어리를 

천국의 파란 하늘보다 사랑했다”라고 하니 트러플 버섯의 맛에 심취한 사람들은 그 맛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이다.

돼지는 후각이 예민해서 탐지견처럼 훈련할 수 있다. 

지중해에서는 특별히 훈련된 돼지가 트러플을 찾는 데 자주 이용된다. 

트러플은 땅속에 묻혀있기 때문에 사람이 육안으로 찾아내기 매우 힘든 버섯이다. 

따라서 훈련된 돼지나 개를 이용하는데 후각이 발달한 돼지나 개가 트러플 냄새를 맡고 땅을 파기 

시작하면 다른 먹이로 유인해서 따돌리고 재빨리 트러플 버섯을 채취해야 한다. 

특히 암퇘지가 트러플 버섯의 매우 강렬한 향과 특유의 몽환적인 아로마 오일 향에 심하게 반응해 

발정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날뛰기 때문에 최음제로도 여겨졌다고 한다.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최음제(Aphrodisiac medicine)와 같은 트러플 버섯은 정숙과 청교도적인 

삶을 강요하는 암흑의 중세시대에는 ‘악마의 버섯’이라고도 불렸다. 

중세시대 종교 재판소에서는 트러플을 먹으면 천국의 길이 열리지 않는다고 협박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교황들 사이에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트러플 버섯은 향과 냄새만으로도 취할 것 같은 묘한 중독성이 있다. 

처음 먹어 보았을 때는 특별한 맛이 없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트러플 오일에 곁들인 야채 샐러드와 트러플을 넣은 파스타 소스를 먹어보면서 그 맛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세 번째 먹으면서는 트러플이 들어가지 않은 오일과 소스는 약간 심심하게 느껴질 만큼 

약간의 중독성이 생기는 듯했다. 

냄새만으로도 취할 것 같은 강렬하고 짙은 향과 약간의 숯불에 굽는 살코기 향, 미량의 흙냄새가 섞인 

트러플 버섯의 맛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식재료의 맛으로도 설명하기 힘들다. 

‘깊은 숲속에서 느껴지는 흙의 냄새’라고 표현할 정도로 농후하고 깊은 향미를 품고 있다.

땅속과 비슷한 온도와 습도 환경을 조성한 주방의 금고에서 보관하는 트러플은 누구나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음식 재료이다. 

미식을 추구하는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꼭 한번 먹어볼 만한 식재료다. 

매년 1, 2월이면 트러플을 사기 위해 모여드는 전 세계의 미식가들로 트러플이 거래되는 프랑스의 

시장은 매우 붐빈다.


이렇게 값비싸고 특이한 트러플 버섯은 보통 전용 기구를 사용하여 얇게 슬라이스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트러플은 오래 가열하거나 조리를 하면 특유의 향이 날아가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날 것 그대로 

다른 요리와 함께 먹거나 수프나 샐러드에 약간 첨가해서 먹기도 한다.


요즘은 트러플을 이용하여 트러플 올리브오일, 트러플 꿀, 트러플 초콜릿, 트러플 소금과 같은 

여러 가지 가공제품이 나오기도 한다.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지인들에게 선물할 트러플 가공제품을 사 보자. 

세계의 3대 진미 중 하나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전지영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출처: ì¤‘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