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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한옥 호텔이란 이런 것! 본문
조선 한옥 개조한 경북 안동 고택 리조트 '구름에' 한옥에 이토록 넓다란 욕실이라니 특급호텔이나 펜션이 아니다. 한옥 안 욕실이다. 침실만큼 커다란 욕실을 갖춘 고택 리조트 '구름에'는 '욕조성애자'라면 꼭 한번 묵어볼 만한 숙소다. [사진 구름에] 나 혼자 산다. TV 예능 프로그램 제목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나 혼자 산다. 혼자 사는 게 어떠냐고 누군가 물어올 때면 "이제는 좋고 싫고를 떠나 혼자인 게 너무도 평온하고 당연한 지경에 이르렀다" 답한다. 그런데도 가족과 함께 살던 시절의 무언가가 그리워지는 때가 있다. 엄마가 해주는 집밥도 아니요, 아까운 줄 모르고 빵빵 틀어댔던 에어컨이나 보일러도 아니다. 열망해 마지않는 것은 바로 부모님 댁에 있던 반들반들한 욕조다.
10여 년 자취생활 경험에 비춰보니 서울에서 욕조 자췻집을 구하는 건 참 어렵다. 아파트가 아니고서야 욕조 있는 빌라나 주택이 드문 데다, 욕조를 들여놓으려고 해도 화장실 공간이 영 마땅찮다. 샤워나 목욕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전혀 아니올시다다. 쫄쫄 샤워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에 몸을 씻는 것과 욕조에 몸을 푹 담그는 것은 차원이 다른 행위다. 샤워가 간편하고 재빨리 끓여 먹을 수 있는 짜파게티라면 목욕은 주방장이 갓 볶아낸 중국집 짜장면 맛 아닌가. 물론 짜파게티도 충분히 맛이 있지만, 짜파게티로는 절대 충족될 수 없는 짜장면의 맛이 있다. 구름에를 이루고 있는 7채의 조선시대 고택.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몰렸던 한옥이다. [사진 구름에] 고즈넉한 한옥에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았다. [중앙포토] 그리하여 남들은 여행 숙소로 교통편이나 경관을 따진다는데, 나는 ‘욕조’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숙소에 욕조가 있으면 일단 들어가고 본다. 물을 한가득 받아 놓고 집에서 챙겨간 아로마오일 좀 뿌리고 목욕용 소금도 푼다. 욕조에서의 목욕은 내가 여행에서 누리는 작은 호사고, 여행 중 컨디션을 좌우하는 일종의 의식이다.
나와 같은 욕조성애자가 있다면 꼭 한번 묵어보길 권하는 숙소가 있다. 조선시대 고택을 리조트로 개조한 경북 안동 ‘구름에’다. 2016년 1월 취재차 안동에 갔다가 내가 묵은 곳은 구름에 숙소 중 하나인 ‘서운정’이었다. 1800년대 지어진 서운정은 겉으로 봐서는 그냥 평범한 빛바랜 한옥이었다. 하지만 서운정의 문을 열고는 깜짝 놀랐다. 한옥 한가운데 조그만 마루를 두고 커다란 방 두 칸이 마주보고 있었는데, 한 칸은 온돌방, 다른 한 칸은 방 전체가 욕실이었다. 서운정의 마루. 왼편이 욕실이고 오른편이 침실이다. [사진 구름에] 바깥 담장이 적절히 외부 시야를 가려주는 서운정의 욕실. [중앙포토] 욕실도 그냥 욕실이 아니라 하얀 타일이 깔린 현대적인 욕실이었다. 바닥 위에 커다란 욕조도 눈에 들어왔다. 요상하게도 깨끗하고 환한 욕실을 보니 마음이 안정됐다. 훗날 구름에 내부설계를 맡은 김찬중 건축가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침실만큼 커다란 욕실을 둔 사정이 이러했다.
“단 하루를 머무는 숙소더라도 마음이 편해지려면 개인 공간이 있어야 하지요. 여성들은 일단 숙소에 체크인하면 화장품이나 개인도구들을 욕실에 쫙 늘어놓잖아요. 부부나 가족이 여행을 떠날 때 숙소 결정권을 여성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자가 편한 욕실을 만들어야 한옥 숙소도 성공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아, 건축가의 의도대로 나는 ‘취향저격’ 당했구나. 특급호텔 욕실 부럽지 않은 서운정의 욕실은 확실히 여심을 겨냥했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받아놓고 온몸을 푹 담갔다. 창문을 열었더니 한옥 마을의 소담스런 풍경이 보였다. 서운정을 두른 돌담이 기가 막히게 외부 시선을 차단해 줘, 창문을 더 활짝 열었다. 서늘한 바람이 욕실로 훅 밀려드니 노천탕에 온 기분이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횃대와 소반을 놓은 객실 내부. [사진 구름에] 현대적인 욕실은 ‘편리하다’는 것 이상의 다른 효과도 있었다. 전통 한옥에서 묵으면 몇 번이고 여행의 정취가 깨지기 마련이다. 툇마루에서 고즈넉하니 풍경을 바라보는데 다른 숙박객이 마당을 가로질러 안채와 떨어진 측간을 들락날락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구름에 욕실은 달랐다. 현대적이었지만 한옥 특유의 고즈넉함을 망치는 요소가 없었다. 냉장고나 에어컨 등 가전제품은 나무장 안에 꼭꼭 숨겨 놨다. 옷걸이는 옛날 방식 그대로 대나무 횃대가 대신했다. 맥주나 칩 같은 먹을거리 대신 찐 고구마와 옥수수가 소반 위에 올라와 있었다. 객실에 TV가 없어 뉴스나 예능프로그램은 보지 못했다. 대신 선반에 책 몇 권이 놓여 있었다. 구름에에는 침대가 없다. 대신 안동 이불장인이 손빨래로 부들부들하게 만든 광목이불이 있다. 특급호텔 부럽잖은 침구다. 에어컨과 냉장고는 벽면과 나무장에 꼭꼭 숨겨 한옥의 정서를 해치지 않게 했다. [사진 구름에] 펄펄 끓는 구들장 위에 몸을 뉘였다. 부들부들한 광목 이불이 잠을 재촉했다. 안동 옥야동 시장에서 30년 넘게 이불집 ‘행복수예’를 운영하는 ‘이불 장인’ 최순녀씨가 만든 이불이라는 설명은 나중에 들었다. 최씨는 구름에로부터 200채의 이불을 주문받고 손빨래부터 했단다. 밤새 빨고 또 빨아 새 이불 천을 마치 헌 이불처럼 보드랍게 만들었다.
평소 한옥은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목욕 후 노곤해진 것인지 마음이 편해서인지 졸음이 쏟아졌다. 구름에에서 꿀잠을 잤다. 몇 백 년 된 사대부의 집이건만 예서 고시공부는 절대 못하겠다 싶었다. 마치 입신양명에 관심 없는 한량처럼 한옥에서 그리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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