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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양산(梁山) 기행-EBS, 본문
양산(梁山)
방송일시 : 2012년 6월 4일 (월) ~ 6월 8일 (금)
울산과 부산, 양 광역시 중간에 위치한 양산은
경상남도 교통의 요충지이자 위성도시의 역할을 수행하여
경남도민들에게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천혜의 자연경관을 고이 간직한 고장이다.
산 골골이 숨겨진 천년고찰들과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경남 양산으로 떠나본다.
1부. 영남알프스에 오르다
해발 1000미터에 이르는 고원들이 마치 유럽의 알프스와 같다 하여
이름 지어진 영남알프스는 양산, 울주, 밀양, 청도 등
영남 동부지역 약 255㎢에 걸쳐 형성된 산악 군이다.
이중 양산에 있는 천성산은 해발 922m로 깊은 계곡과 폭포가 많으며
경치가 빼어나 소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산홍을 이루어 많은 이들이
꽃구경을 위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양산 동면 법기마을에는 천성산 깊은 골짜기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물을 가두어 만든 저수지가 있다.
이 저수지는 예로부터 법기리 사람들의 젖줄이었을 뿐 아니라
부산사람들의 식수원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곳이다.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뗏목을 저수지에 띄운 주민 김영도씨를 만나
천성산 풍경과 어우러진 법기리의 아름다움을 듣는다.
한 편 영남 알프스의 높은 산들은 깊은 골들을 곳곳에 만들어 내고
산골짜기마다 초록의 계절을 알리는 산나물들은 고개를 내밀며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양산의 대표적인 산꾼 솔뫼 송상곤 선생은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영남알프스 중 한 곳인
영축산(1081m)을 제집처럼 드나든다.
산이 부르는 소리에 홀려 오늘도 어김없이
영축산을 오르는 솔뫼선생을 따라가 본다.
2부. 청매실 익어가는 계절
정겨운 풀냄새가 코를 찌르는 고향의 유월은
알알이 푸르른 청매실이 익어간다.
오늘은 원동면 주민들의 품앗이가 있는 첫 매실수확의 날.
그들에게 매실은 곱게 키운 오랜 자식이나 다름없다.
감자농사도 잘 되지 않았다는 돌 많고 비탈진 산자락에 위치한
양산 원동면의 마을들
이곳에서 유일무이하게 잘 됐던 농사는 바로 매실이었다고 한다.
낙동강이 앞을 휘휘 돌고 있고,
비탈지고 습기 많은 산자락이 뒤를 감싸 안은 지형인 양산의 원동면.
물 빠짐이 좋은 사질토양까지 갖추고 있어서
매실 재배에 최적인 원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매실 시배지이며
그 역사는 백년을 자랑한다.
그 백년이라는 긴 시간을 양산사람들과 함께해온 매실나무.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100년산 매실나무는
아직도 양산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인지
여전히도 열매를 풍성하게 맺고 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이 고목의 매실나무가 기특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이렇게 수확한 매실을 1년 내내 저장할 수 있도록
원동 사람들은 장아찌나 엑기스를 재워놓는가 하면
매실을 까맣게 그을려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검은 매실, 오매 만드는 마을 할머니들을 만나 본다.
한편 이제 원동매실은 마을 주민들만의 효자가 아니다.
낙동강과 기차역 옆에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한 매실 농장, 순매원에는
해마다 늦봄이면 각지에서 원동매실을 경험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양산의 명물, 원동매실을 만나러 함께 떠나보자.
3부. 세상의 번뇌를 잊은 길, 통도
양산은 부처의 뜻을 따르는 땅이라고도 불릴 만큼
산자락 곳곳에 걸쳐 8개의 크고 작은 사찰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
그 중 영남알프스 중 하나인 영축산은(1081m) 석가모니가 설법을 하던
인도의 영축산과 그 산의 모양이 흡사하여 이름 붙여진 산이다.
이 영축산 자락에 위치한 통도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어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합천의 해인사, 순천의 송광사와 더불어 국내 3대 사찰이기도 하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의 통도사에는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셔온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금강계단이 있어
이에 의지해 마음을 닦고자 찾아오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통도사는 통도사본당을 비롯하여서
무려 19개의 암자가 영축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그 중 자연과 가까이 하는 이들의 도량처인 서운암은
오뉴월이 되면 1000개의 장독 주위로 들꽃이 만발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이 좋아 산사로 찾아든 대안스님을 만나
들꽃으로 압화 만드는 모습을 지켜본다.
해발 710미터의 통도사 맨 꼭대기에 자리한 백운암은
워낙 높고 험준한 탓에 공양물과 갖가지 생필품 등을
모노레일에 의지하여 운반하는 생활을 한다.
절벽에 매달려 있는 형상을 한 이 외딴 오지 암자는
오직 기도하겠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올라가는 동안
이미 세상의 번뇌를 떨치게끔 해준다.
백운암이 좋아 찾아오는 불자들과 백운암에서 생활하고 있는
스님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4부. 황산강에 깃든 오래된 믿음
양산을 휘돌고 있는 낙동강에는 오래된 믿음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그 낙동강에는 지금도 오래된 전통을 지켜오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양산 유일의 강변마을이자 굽이치던 낙동강이 잠시 머무는 마을,
원동면 용당리에는 고기잡이로 살아가는 어부 조기덕씨가 있다.
조기덕씨의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고기를 잡으며 살아온 용당리 사람들.
지금은 예전처럼 풍성하게 고기를 잡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낙동강은 어업이나 농업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일부이다.
오랜 삶의 터전을 지키고 살아가는 이들의 신념은 바로
“가야진 용신제”라는 제례이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나라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4개의 강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였던 것이 바로 낙동강의 가야진 용신제이다.
이제는 국가적 제의에서 민간의 제의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용신제의 날이 찾아오면
양산의 온 동네 주민들은 바쁜 농번기, 만사 일을 제쳐두고 한데 모여서
낙동강 용왕님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처럼 전통을 지키고 살아가고 있는 양산사람들에게
용신제를 이어오고 있는 자부심과 낙동강의 의미를 들어본다.
5부.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누구에게나 다정함, 그리움, 안타까움이라는 정감(情感)을 주는 내 고향.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떠올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아릿해오는 것이 바로 내 고향이다.
양산은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국민테너 엄정행 선생 역시 이곳 양산이 고향이다.
엄정행 선생과 함께 내 고향의 넉넉하고 부드러운 품을
그리며 찾아간 그곳 양산은 그가 살았던 60년 전
옛 고향의 정취가 아직도 그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다.
심심산골에 울려 퍼지는 고운 피리 소리를 듣고 그가 찾아간 이천분교.
이곳은 8명의 아이들이 전부인 소담한 시골분교이다.
그 속에서 노는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한 편 산야마다 곳곳에 피어나는 산야초를 이용하여 효소를 만드는
마을 할머니들의 고향 이야기를 함께 듣고
울긋불긋하게 열매대궐을 차린 산딸기까지 맛보며
옛 고향풍경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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